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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먹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추가 의결권 확보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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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합병 무산 없다" 자신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삼성물산에 대한 압박강도를 놓이고 있다.


삼성물산에 보유주식을 현물 배당할 수 있도록 정관 변경을 요청한 데 이어 삼성물산 주요 주주에 합병반대 요구서한을 보내고 나섰다.

삼성그룹은 엘리엇의 의도가 무엇인지 진의 파악에 나서는 한편, 엘리엇의 향후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시나리오별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엘리엇, 추가 지분 확보 불가능…유효 의결권 지분 7.12%= 엘리엇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지난 3일까지 확보한 7.12%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엘리엇은 오는 9일까지 삼성물산 지분을 취득해도 의결권을 갖지 못한다. 12일 주주명부가 폐쇄되기 때문에 거래일 기준 9일까지 지분을 사는 경우만 의결권을 갖는 만큼 엘리엇은 추가 의결권 확보가 불가능하다. 엘리엇의 유효 의결권 지분은 7.12%에서 더 늘어날 수 없다.


따라서 2가지 시나리오가 혼재한다. 먼저 철저하게 단순 시세차익을 노렸다는 분석이다. 공시시기를 4일로 맞춰 추가 의결권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주주들에게 합병 반대 서한을 보낸 것에 미뤄 단기에 주가를 끌어올린 뒤 주총 직전 전량 매도하고 떠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장기 소송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단순 시세차익을 노릴 경우 본격적인 표 대결을 시사하며 주주명부 폐쇄 직전까지 주가를 끌어올리겠지만 현 상황에서는 표 대결 보다 향후 소송을 위한 명분 쌓기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재계 관계자는 "엘리엇이 합병 비율을 문제 삼으며 삼성그룹 계열사에까지 합병 반대 동참을 요청한 것에 미뤄 임시 주총에서 합병을 무산시키기 보다 향후 소송을 통해 시세차익을 누리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엘리엇이 그동안 소송을 통해 대규모 수익을 낸 점을 고려하면 외국계 투자자들의 규합을 통한 표대결보다는 단독 소송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 "합병 무산 결코 없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엘리엇이 추가 의결권 확보가 불가능하고 외국계 주주들 역시 엘리엇의 "합병 비율이 너무 낮다"는 주장에는 동조하지만 합병이 무산돼 주가가 급격하게 하락될 경우의 손해가 더 크기 때문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등의 고위 관계자들은 외국계 투자자들을 만나 합병 시너지와 관련해 설명중이다. 일부 투자자들이 합병 비율에 관한 불만을 제기하긴 했지만 합병을 적극 반대하는 투자자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측이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4.95%에 불과하다. 때문에 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한 합병 무산 역시 불가능하다. 현 주가가 매수청구권을 크게 뛰어넘고 있기 때문에 매수청구권에 나설 투자자들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삼성 계열사 고위 관계자는 "외국계 투자자들 마다 투자 회수 시점이 다른 만큼 단기 급등을 위해 엘리엇에 동조하더라도 실제 주총에서 합병 반대 의사를 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호 지분도 충분한 만큼 실제 표대결이 벌어져도 엘리엇의 주장대로 합병이 무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같은 분석을 반증하듯 지난 4~5일 삼성물산 지분을 집중적으로 매입했던 외국계 큰손들은 8일 매도세로 돌아섰다. 주가가 충분히 오른 만큼 매도하는 것이 더 이익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수익이 최대 목적인 외국계 투자자들이 엘리엇과 함께 세를 규합할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이다.


엘리엇이 요청한 삼성물산 보유 지분의 현물 배당 안건 역시 해프닝으로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안건이 상정돼 정관 변경에 성공한다 해도 합병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보유 지분의 현물 배당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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