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 2차 세계 반도체 대전 돌입, 이번엔 시스템반도체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반도체 업계가 2차 세계 반도체 대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차 세계 반도체 대전이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치킨 게임 이었다면 2차 세계 반도체 대전에선 시스템반도체 업체들의 사물인터넷(IoT)시장 선점을 위한 합종연횡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2일(현지시간) 인텔은 시스템반도체 업체 알테라를 167억달러(약 18조 58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알테라는 반도체 칩에 프로그램을 집어넣을 수 있는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를 만드는 업체다. FPGA는 내부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 통신장비, 자동차 등에 주로 사용된다.
인텔이 알테라를 선택한 배경에는 사물인터넷이 있다. 인텔의 주력 기술은 마이크로프로세서인 만큼 FPGA 기술을 더할 경우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단일 칩셋으로 만들 수 있다는 복안이다. 칩셋 하나로 구성된 초소형 PC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사물인터넷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것은 인텔뿐만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세계 시스템반도체 업체들은 초대형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며 합종연횡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시장 공략을 위해선 마이크로프로세서와 통신 및 센서 관련 기술들이 모두 필요하기 때문에 부족한 기술을 채워 넣기 위해 M&A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퀄컴은 CSR를 인수했다. 퀄컴은 사물인터넷시장 공략을 위해 근거리 통신 기술인 블루투스가 필요했고 이를 위해 CSR를 인수한 것이다.
올해 1월에는 FPGA 업체 레티스반도체가 멀티미디어 및 근거리 통신 관련 칩셋을 만드는 실리콘이미지를 인수했다. 지난 3월에는 NXP가 차량용 반도체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프리스케일을 인수했고 5월에는 아바고가 통신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브로드컴을 인수했다.
이 같은 움직임의 중심에는 삼성전자가 있다. 삼성전자는 2012년 시스템반도체 업체 CSR의 모바일 부문을 인수했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에 통신 기능을 더하는 것은 물론 칩셋 기반의 사물인터넷 플랫폼 준비를 위해서였다.
지난 5월 초 삼성전자가 공개한 '아틱(ARTIK)'이 그 주인공이다. 아틱은 AP와 메모리, 각종 센서, 근거리 통신기술까지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활용처는 무궁무진하다. 삼성전자는 전자 업계 전 부문에 걸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만큼 사물인터넷시장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치킨게임에서 승리한 이후 세계 반도체 1위 인텔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본격적인 사물인터넷 시대가 개화해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분야서도 세를 불릴 경우 세계 반도체시장 지도가 완전히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시장이 치킨게임으로 평정됐다면 시스템 반도체시장에선 여러 업체들이 PC와 스마트폰 이후 가장 큰 시장으로 발전할 사물인터넷시장 선점을 위해 합종연횡하고 있는 양상"이라며 "인텔이 초대형 M&A를 진행하며 삼성전자를 견제하고 나선 것도 이와 같은 상황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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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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