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9~30일, 정동야행축제에 9만여명 이상 시민들 참여...배재대 학생 64명, 야사 프로그램 등 헌신적으로 진행, 호평받아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지난 5월29~ 30일 한국 근대문화유산의 집결지인 중구 정동에서 처음으로 열린 '정동야행(貞洞 夜行)축제'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컬쳐 나이트(Culture Night)'라는 별칭에 걸맞게 9만여명 이상의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늦은 밤까지 정동의 멋과 추억을 즐겼다.
특히 야광물질을 묻힌 한지 종이에 여러 한약재를 포장한 '야광 한약향첩'을 만들어보거나 미니베틀을 이용해 '야광팔찌'를 만드는 등 조선시대 시장과 관청들이 몰려있었던 중구의 역사를 다양하게 체험해 본 '야사(夜史) 프로그램'은 새로운 체험거리로 주목을 받았다.
이렇게 성공적으로 끝난 정동야행축제의 숨은 공신들이 있다.
바로 배재대학교 관광이벤트호텔학부생 64명이다.
정동야행축제를 진행한 약 370여명중 일부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참여한 분야는 다양했다.
특히 야사(夜史) 프로그램은 이들이 없었으면 진행이 불가능했을 정도다.
이벤트 회사에 맡겼으면 행사를 위한 진행을 했을지 모르지만 이들은 열과 성을 다해 철저히 시민들 입장에서 진행해 호평을 받았다.
그래서 무당으로 변신해 방문객을 상대로 진지하게 점괘를 봐주거나 무기를 제조할 때 문자나 숫자를 새기는 타각 기법을 이용한 대장간 체험을 도와주기도 했다.
서울에서 보기 힘든 됫박 등을 이용해 쌀, 튀밥, 뻥튀기로 홉, 되, 말 등 쌀의 양을 재는 단위인 조선시대 도량형 체험 과정을 재미있게 진행했다.
조선시대 활자를 만들어 책을 찍어내던 주자소(鑄字所) 처럼 인쇄할 글자의 배열을 따라 조판을 맞추는 체험과 활자를 이용해 글자를 직접 찍어내는 프로그램을 설명과 함께 알려주기도 했다.
야사 프로그램 중 최고의 인기를 모은 조족등(照足燈) 만들기는 이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을 정도다.
TV에서나 봤었을 조선시대 포도청 포졸들이 밤에 순찰할 때 쓰던 조족등을 역사적 설명과 함께 어린이들 옆에서 하나 하나 친절히 가르쳐줘 학부모들의 인기를 모았다.
한 명당 약 10분이 소요돼 길을 길게 섰는대도 불구 불만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없었을 정도로 이들의 헌신은 주목을 받았다.
이와 함께 봇짐장수, 엿장수, 순라꾼, 선비, 양반, 포졸 등으로 변신해 관광객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가위 바위 보를 해 이기면 맛있는 엿도 제공하는 등 마치 조선시대에 온듯한 체험을 느끼게 해 주었다.
이들은 배재대 글로벌관광호텔학부 정강환 교수 추천으로 정동야행축제에 참여하게 됐다.
올해 배재대 특성화학과로 지정된 글로벌관광호텔학부 관광 및 환대산업 소프트웨어 특성화교육 모델의 현장학습에 참여하는 첫 번째 프로젝트로 정동야행축제가 꼽힌 것.
이를 위해 다른 축제 현장에서 터득한 노하우와 한달간에 걸친 프로그램 안내 해설 교육, 두 번의 연기 지도를 받았다.
배재대는 정동야행축제때도 참여한 같은 재단 소속의 배재학당역사박물관이 중구에 위치한 것에서 중구와 인연을 맺었다. 지난 해 정동야행축제의 롤모델인 덴마크 코펜하겐의 '컬쳐나이트' 행사를 소개한 이가 바로 정강환 교수였다.
이를 토대로 정동야행축제의 큰 그림이 그려졌고 올 3월에는 중구와 배재대간 관광축제 발전을 위한 관·학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정동야행축제' 추진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하는 등 축제의 성공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학생들은 30일 오후 10시 행사가 종료된 후에는 다른 진행요원들과 함께 뒷정리를 하며 11시 넘어서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들의 현장참여를 주도한 배재대관광이벤트연구소 남길현 연구원은 “학생들이 정동야행축제 같은 큰 축제에 참여해 다양한 경험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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