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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섬여담]윤증현·이기주, 바이오株 IR 나들이…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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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너무 화려한 섭외가 어색했던 코스닥 상장사의 IR 방문기다. 조금 과장하자면 '코스닥판 마담투소' 같았던 행사였다. 이 상장사는 과거 주가조작설, 임상실패설 등 각종 설들이 난무했던 젬백스. 한때 논란의 중심에 섰던 회사가 중국 유통업에 진출한다기에 의아함 반, 기대감 반으로 행사장에 들어섰다.


웅장한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춘 10인조 남성 중창단의 '라트라비아타' 공연으로 시작된 행사는 내빈 소개에서 그 어색함이 정점에 달했다. 이기주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 언뜻봐도 이날 행사와 연관성을 찾기 힘든 거물급 인사들이 자리했다.

사회자는 행사 주인공보다 참석 내빈의 이름을 호명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유명인사들의 방문을 부각시켰다. 내빈소개가 끝나자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 김동완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 류성걸 기획재정위원회 위원 등 입구에 잘 보이게 세워진 축하 화환 리본띠 속 이름들도 하나하나 읽어 내려갔다.


소개가 끝난뒤 황급히 자리를 뜨는 이기주 상임위원에게 기자가 방문 배경을 묻자 "여기 회사 임원이 친구인데 꼭 한번 와달라고 사정, 사정을 해서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2013년 정보통신(IT) 출입 당시 인터넷진흥원장이었던 이 위원은 여러차례 만남을 시도했지만 접하기 힘든 인물이었다.) 게다가 방통위 상임위원이면 차관(보)급인데 투자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자리에 개인친분으로 나섰다는 데 의아스러웠다.

의아함을 안고 자리로 돌아와 앉는데, VIP테이블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는 모 매체 기자는 윤 전 장관을 마치 연예인 대하듯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들의 어색한 조합이 마치 유명 정치인과 할리우드 스타들이 복제된 밀랍인형 전시관 마담투소박물관에 와 있는 것 같았다.


행사장을 나서는데 2009년 개인투자자 7000명에게 손실을 입히고 퇴출당한 네오세미테크가 떠올랐다. 분식회계로 상장폐지 되기 직전 당시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 회사를 찾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을 들썩이게 했다.


이날 행사장에 투자자들이 있었다면 이들 유력인사의 방문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잘 나가던 코스닥은 최근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사건으로 신뢰성에 다시 한번 금이 갔다. 이런 시기에 호화판 섭외는 해당 기업에 대한 판단을 흐려지게 할 수도 있다. '이 정도 인물들이 오는 회사라면…'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다.


이 같은 생각이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대한 기우일 수 있다. 이런 의아스러움을 확신으로 바꾸는 건 결국 미래 청사진의 현실화, 즉 실적 뿐이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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