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수입수요↓·중간재 무역약화·中수출경쟁 심화의 3중고로 수출둔화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우리나라 수출이 선진국 수요 위축, 중간재 무역 약화, 중국과 경쟁 심화의 '3중고'로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무역팀 김용복 차장은 '금융위기 이후 무역환경 변화와 우리나라의 수출'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수출증가율은 2.3%로 금융위기 이전(2000~2007년)보다 1/5이상이 줄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수출이 위기 전보다 부진한 이유는 ▲선진국 수입수요 위축, ▲중간재 무역 약화, ▲중국과 수출경쟁 심화 등 '3중고'에 있다고 진단했다.
선진국의 지갑이 얇아진 데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소득불평등 확대, 보호무역주의 경쟁 강화 영향이 작용했다. 세계교역 중 선진국 비중은 1991년 70% 중반에서 최근 5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선진국에서 평균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의 벌이가 줄면서 수입수요가 약화됐다.
보고서는 또 국제 생산연관관계(글로벌 밸류 체인)가 약화되고, 중국의 수입대체전략으로 중간재 무역이 둔화된 것도 우리나라 수출에 악영향이 됐다고 봤다. 실제로 중국정부는 2011년3월 단순조립 가공무역 탈피 계획을 발표했고, 같은해 11월에도 가공무역의 국내조달 확대 및 기술개발 촉진 계획을 내놨다.
중국과 경쟁이 심화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화공품, 기계류, 철강 등 생산비우위 업종에서 중국과 가격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어서다.
보고서는 "앞으로 세계경제가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우리나라 수출은 점차 개선될 전망이나 이런 요인이 구조적 제약 요인이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기술개발(R&D) 투자를 늘려 핵심기술을 키우고 신제품을 개발해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수출지역을 다변화해서 수출시장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특히 중국 수출에 대해서는 현지시장 밀착도를 강화하고 경쟁력을 개선해 수출구조를 중간재에서 소비재나 완제품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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