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글로벌 주요국 증시의 동반 조정국면을 몰고 왔던 채권금리 급등세가 진정되면서 미국과 유럽증시 등 해외증시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회복될 때까지 채권매입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독일과 미국의 채권금리가 하향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유럽과 미국증시는 일제히 급등했고 S&P500지수는 미국 고용지표 개선 호재가 겹치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15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국내증시도 국채금리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을 대체로 유력하게 보는 시장분위기 속에 내달 혹은 연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신호가 나올 경우 정책모멘텀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연초 이후 증시가 대체로 저금리 상황을 바탕으로 한 유동성장세에서 급등한 것이었기 때문에 갑작스런 채권금리 급등이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졌었다고 짚었다. 특히 시장 강세를 이어왔던 성장주와 코스닥 시장의 경우 저금리 환경 지속에 대한 확신이 다시 커지면 직전 고점을 돌파할 힘을 다시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승현 대신증권 연구원= 지난달 이후 독일에서 시작된 주요국가의 국채금리 상승세는 자본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을 낳으며 단기적인 조정국면을 만들었다.
채권금리 급등에는 분명 이유가 있었다. 지난 3월 ECB의 양적완화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이례적으로 채권가격이 강해졌고 특히 독일국채금리의 경우에는 ECB매입대상 채권의 최소 조건인 초단기예금금리 이하로 금리가 하락했다. 지나치게 금리가 낮다는 경계심이 이미 커져있었다.
또한 국제유가가 저점대비 40% 가까이 급등해 60달러선까지 올라오면서 국채금리의 물가에 대한 민감도도 높아졌다. 마이너스 물가가 이어지던 유로존의 물가역시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0%로 올라오면서 국채가격에 대한 부담을 더 높여줬다.
하지만 이러한 단기 급등세는 점차 더욱 안정되고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채권가격 및 물가 반등은 결국 ECB 정책에 대한 의구심과 연결돼있기 때문이다. 가격이 많이 오른 채권을 계속 살수 있을지, 매입시 채권금리를 더 하락시키기 어려워 실질적 효과가 제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글로벌 국채금리 상승의 직접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ECB의 자산증대 목표는 확고하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선언처럼 채권매입은 계속 지속될 것이다. ECB의 다음 통화정책회의인 내달 3일(현지시간) 이후부터 확실히 채권금리는 크게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인플레이션 우려 역시 완화되고 있다. 경기회복을 반영한 물가상승이 점진적으로 진행되면 이에 따른 금리 상승은 금융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유가상승세 역시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금융시장의 불안가능성은 높지 않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 지난달 말 이후 지속되던 증시 조정이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될 수 있었던 이유는 글로벌 채권금리 상승에 편승해 급등했던 국채금리가 하향안정회될 조짐을 보인 것과 외국인 및 기관으로 대변되는 수급 측면에서 불균형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 주요 요인이었다.
15일 개최되는 한은 금통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금통위 이후 국채금리 방향성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증시에 끼칠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연초 이후 증시 상승세는 저금리 상황 속에서 조달금리 인하로 수혜가 큰 소형주, 코스닥 업종들을 중심으로 주도됐던만큼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이 내비칠 경우 상승탄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적에 대한 신뢰도는 한층 강해졌다. 아모레퍼시픽, 아모레G, 한국콜마 등 화장품주식들이 일제히 1분기 실적 예상치를 뛰어넘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코스닥 기업들도 실적 개선세가 지속되면서 투자심리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이와함께 내츄럴엔도텍의 가짜백수오 사태 이후에도 주목받고 있는 바이로메드, 한미약품, 유한양행 등 바이오 및 제약주들의 강세지속과 CJ CGV, CJ E&M, CJ제일제당 등 CJ그룹의 성장 가속, 케이시텍과 테스 등 삼성반도체 투자 확대 수혜주 등도 주목받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