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해마다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주주총회가 1~3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소도시 오마하에서 열린다.
올해 주총은 버핏이 버크셔의 경영권을 인수한지 50주년이 되는 해라서 더욱 뜻깊은 행사가 될 전망이다. 코카콜라를 사랑하는 이 할아버지를 보기 위해 올해 주총에는 4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버크셔 주총은 워낙 많은 이들이 몰리다 보니 수 만명이 집결했던 록 페스티벌로 유명한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빗대 '자본주의 우드스탁'이라고도 불린다.
버크셔 주총은 버핏에게는 유희의 장소이기도 하다. 버핏은 과거 주총에서 애창곡 '마이웨이'를 부르며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고 2013년에는 주주들과 함께 한류 스타 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추기도 했다. '절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초대형 라켓으로 탁구를 치기도 했다. 버핏이 이처럼 주총에서 유쾌한 행동을 하며 스스로 축제를 이끈다. 버핏은 주주들에게 초청장을 보낼 때에도 가족들과 함께 오라며 4장의 초대장을 보낸다.
물론 주총참석자들이 이런 모습만 보려고 전세계에서 네브래스카주 소도시 오마하로까지 먼길을 달려오는 것은 아니다. 버핏의 발언을 통해 투자의 '맥'을 얻기 위함이다. 주총때 마다 극히 기본적이지만 핵심을 관통하는 그의 투자 철학이 등장하곤 한다.
버핏은 2013년 주총에서 미국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잘 대응했으며 미국 고용 시장이 서서히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시 유럽 경제에 대해서는 유로존이 해체되지 않을 것이며 유럽이 단일 통화시스템이 갖고 있는 결함을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의 조언대로 이후 미국 증시는 꾸준히 상승해 사상최고치에 이르렀다.
올해 버크셔 주총이 특별한 이유는 그가 이 회사를 변모시킨지 50주년이 됐다는 점 때문이다. 50주년 주총을 기념하는 안내장에는 1965년 5월 초 버핏이 공식적으로 경영권을 인수했을 때만 해도 버크셔가 실적 부진에 시달리면 섬유회사였다고 설명돼있다. 이어 버핏과 찰리 멍거 부회장에게는 지난 50년이 재미있는 여행이었으며 주주와 파트너들에게는 유익한(profitable) 여행이 됐다고 표현했다.
최근 몇 년간 주총에서처럼 버핏의 후계 구도에 대한 질문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의 경우 버핏이 앞서 보낸 연례서한에서 버크셔 이사회가 이미 오래 전에 자신의 후계자를 정했다고 밝혀 후계자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버핏은 서한에서 자신의 유고시 버크셔가 하루만에 후속 인사조치를 취할 수 있을 정도로 후계 구도가 준비됐다고 밝혔다. 버핏은 올해 8월이 되면 85세가 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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