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성완종 리스트' 상설특검 입장 고수
野 "법 개정해서라도 진실 밝혀야"
"시행도 안 해보고 법 고치나" 비판도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상설특검법'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새누리당이 '성완종 리스트'를 별도 특검이 아닌 상설특검으로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새로운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특검 추천 절차와 특검보의 수, 수사기간 등을 개정해서라도 진상규명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춘석 새정치연합 전략홍보본부장은 27일 "현행 상설특검법은 이번 사건처럼 (대통령의) 최측근이나 규모가 큰 사건을 전제로 만들어지지 못했다"면서 "상설특검으로 한다면 법 개정이 필요해 같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당이 별도 특검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면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도 "(현행 상설특검법은) 특검보가 3명으로 규모가 적고 수사 기간이 60일로 제한되며 준비기간 20일 동안은 아무런 수사도 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해외자원개발 부분은 상설특검으로, '성완종 리스트'는 여야 합의로 별도의 특검법을 통과시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행 상설특검으로는 정권 실세들에 대한 진상규명이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지난해 만들어진 상설특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이 같은 움직임은 상설특검법이 야당 주도로 만들어져 이를 부정할 때 따르는 정치적 부담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현행 특검 추천위는 법무부 차관,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호사협회장과 국회가 추천하는 인사 4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다. 추천위가 2인의 후보를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 중 한명을 특검으로 임명하게 된다. 야당은 추천위에 정부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여당이 원하는 인사가 선택될 공산이 커서 진실규명을 위한 특검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권에선 현 시점에서 상설특검법을 개정하는 건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한 관계자는 "특정 사건이 발생했다고 시행도 안 해보고 자신들이 주도해 만든 법을 개정한다면 국회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것"이라면서 "성완종 파문 정국을 내년 총선까지 끌고 가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행 상설특검으로 이번 사건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