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늪에 빠진 '대한민국 리더십'…경찰·유가족 충돌로

시계아이콘01분 37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폭력으로 얼룩진 '추모광장'…대통령은 해외순방·사실상 식물총리·정쟁빠진 정치권

광화문서 유가족·시민-경찰 격렬하게 대치
경찰 '차벽'설치…유가족 등 100여명 연행에 '강경진압' 논란

늪에 빠진 '대한민국 리더십'…경찰·유가족 충돌로 ▲18일 밤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시민들(사진=아시아경제DB)
AD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원다라 기자, 정현진 기자] 세월호 1주년 이후 첫 주말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 현실에 화가 난 세월호 유족들이 경찰과 대규모로 충돌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출장과 이로 인한 공백, 정쟁에 빠진 정치권 등 '리더십의 부재'가 결국 사회적 폭력사태를 불러 왔다는 지적이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과 유가족들은 지난 18일 하루 내내 추모 집회를 이어갔다. 오전엔 서울광장에서 '대한민국 엄마들'이 모여 아이들의 희생을 추모했고, 오후엔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들과 유가족들이 모여 '세월호 1주년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광화문 근처에서 유가족 15명을 포함한 20여명이 경찰에 연행되면서 사태가 악화되기 시작했다. 단원고 희생자 고(故) 박혜선 양의 어머니 임선미(51ㆍ여)씨가 범국민대회 도중 단상위에서 오열하며 "(유가족들이 연행되고 있는) 광화문 광장으로 제발 와 달라"고 울부짖자 집회는 중단됐다. 흥분한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오후 4시30분께 범국민대회 중단을 선언한 후 광화문 광장으로 향했고, 대기하고 있던 경찰은 급히 경찰버스를 동원해 '차벽'을 설치해 맞섰다.

유족ㆍ시민들과 경찰은 이날 저녁 내내 격렬하게 대치하며 충돌했다. 일반 시민들의 통행 조차 가로막는 차벽에 흥분한 참가자들은 경찰 버스를 부수는 것은 물론 경찰들의 방패ㆍ마이크 등 집기를 뺏어 집어 던졌다. 경찰들도 시민을 폭행하는 등 충돌이 빚어졌다. 격렬했던 경찰과의 충돌은 이날 오후 10시를 넘어서는 시점까지 이어졌다. 이날 하루에만 광화문 일대에서 20명의 유가족 등 100여명의 시민이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도 70여명 다치고 수많은 장비가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를 불법 폭력 시위로 규정하고 엄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19일 "집회 참석자들이 먼저 태평로를 점거하고 나와 이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차벽을 설치했다"며 "세월호 1주기를 감안해 적극 협조했음에도 불법ㆍ폭력시위를 벌인데 대해 민ㆍ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엄정히 대응키로 했다"고 밝혔다. 일단 석방된 유족들에 대해서도 조사해 불법행위를 처벌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경찰은 2009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을 받은 차벽을 설치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통행까지 가로막았다. 100여명 밖에 안 되는 유가족ㆍ시민들을 몇배가 넘는 경찰력을 동원해 한 군데 몰아 놓고 위협하는가 하면 물대포ㆍ최루액을 난사하는 등 강경진압으로 일관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늪에 빠진 '대한민국 리더십'…경찰·유가족 충돌로 ▲지난 16일 유가족이 떠난 팽목항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사진=아시아경제DB)


우리 사회의 리더십 부재가 결국 유족들이나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씻김굿'이 되어야 할 세월호 1주기 행사를 폭력 사태로 얼룩지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가적 씻김굿의 제주(祭主) 격인 박 대통령은 1주기인 지난 16일 저녁 해외 출장을 떠났고, 정부는 공식 추모 행사도 없이 정책 홍보를 위한 관변 행사로 1주기를 치뤘다. 대통령 부재시 국정을 총괄해야 할 이완구 국무총리는 식물총리가 됐고, 정치권은 성완종리스트 수사와 재보궐 선거에 정신을 빼앗기고 있다.


이에 대해 4ㆍ16연대는 "경찰은 16일부터 이어진 추모행사에 차벽을 설치해 헌화조차 못하게 한데 이어 시민들에게 최루액과 물대포를 무차별적으로 난사했다"며 "추모와 조문조차 허용되지 않는 국가적 폭력앞에 유가족과 시민들은 저항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민주노총 역시 성명을 내고 "대통령은 책임과 도리를 저버리고 사실상 도피했고, 정부ㆍ여당은 불법 정치자금 게이트에서 탈출할 생각에만 혈안이다"라며 "절규하는 유가족 앞에 책임을 고백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정치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