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지 기자] 14일은 경남기업에게 치욕적인 날로 기록될 것 같다.
국내 건설업체중 최초로 유가증권 시장에 입성한 경남기업이 14일을 끝으로 상장 폐지되기 때문이다. 코스피 상장 42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건설 경기 침체와 故 성완종 전 회장의 리스트 사건으로 경남기업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이 상장폐지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건설 경기가 침체되면서 한때 22만원 거래되던 주가가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자본 전액 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채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상장폐지를 하루 앞둔 이날 경남기업의 주가는 장중 103원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문제는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는 점이다. 경남기업의 회생 가능성을 보고 매수에 나섰던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8일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전해지며 94.91% 급등했다. 개인 고객이 많은 키움증권 창구로 매수세가 쏟아졌다. 정리매매 마지막 날인 이날 역시 키움증권을 통해 매수 주문 380만건, 매도 주문 520만건이 몰리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정리매매 첫날부터 이틀간 경남기업의 주식 463만4200주 전량을 주당 676원에 매도했다. 약 200억원의 손실을 봤다. 산업은행과 신한은행도 출자전환으로 보유하게 된 경남기업 주식을 정리해 각각 120억원 안팎의 매각 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김은지 기자 eunj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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