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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대한민국]'초당 69건 ' 쌓고 분석하고 기획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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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비, 커피값 결제마다 데이터 축적…행동심리, 사회학, 경영학, 통계학적 접근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국회의사당 맞은편으로 가주세요." 새벽 6시5분, 기자는 노트북이 든 백팩을 메고 택시 뒷자석에 앉는다. 20분 뒤 현대카드 본사 사옥 도착. "기사님, 카드로 계산할 게요." 요금은 8500원. "삑~ 승인요청 중입니다~" 결제 완료. 오전 보고를 마치고 현대카드 본사 지하 1층에 있는 편의점으로 내려간다. 전날 숙취를 달래기 위해 컵라면과 콜라를 사고 신용카드를 내민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점심시간. 간만에 만난 후배와 밥만 먹기 아쉬워 다시 카페에 들어간다. 점심에 이어 커피를 사먹기 위해 또 다시 카드를 긁는다. 오후 1시까지 카드 결제 4번.


이렇게 카드를 긁을 때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정보가 가맹점-밴(VAN)사-카드사를 흐른다. 밴사는 카드사로부터 승인을 확인받고 전표 매입 업무를 완료한다. 매입 업무가 끝나는 동시에 언제 어디서 얼마만큼 신용카드로 결제했는지 관련 정보가 카드사 전산센터에 자동 저장된다. 이렇게 저장되는 결제 정보는 한달 2억건, 하루 평균 600만건, 1초에 69건에 달한다. 카드사의 '빅데이터'는 바로 이렇게 탄생한다.

카드업계의 빅데이터 전략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빅데이터는 데이터의 양이 많아질수록 더욱 정교해지고 과학적 분석이 가능한데, 국내에서 신용카드는 이미 현금을 대체하는 주요한 결제 수단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카드사는 카드 고객의 결제 패턴을 읽어내 신상품 출시에 활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개인별 맞춤 서비스까지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대부분 전산센터에 회원 개인의 카드 이용내역과 가맹점 거래내역을 암호화해 저장한다. 저장된 결제 정보는 카드 상품 출시와 각종 마케팅을 위해 그룹으로 틀 지어 빅데이터로 해석된다. 유효한 변수가 많을수록 더욱 정확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신한카드는 빅데이터를 '클러스터링 분석'과 '토픽모델링'을 통해 소비 트렌드별 고객 분류 방식인 '코드나인(Code9)'을 개발했다. 코드나인은 남녀를 각각 9가지 그룹으로 모아 서로 같은 소비패턴을 분석해낸 솔루션이다. 모든 데이터를 수천가지 그룹에 할당한 후 분류기준을 조금씩 바꿔 나가면서 데이터를 가까운 그룹에 재할당하는 과정을 통해 더 이상 변하지 않으면 그 상태의 그룹들을 군집화한다. 코드나인 여성 군집일 경우 '잇걸', '프리마돈나', '알파맘', '줌마렐라' 등으로 남성은 '루키', '프랜드 대디', '미스터 루틴' 등으로 세분화된다. 예를 들어, 잇걸로 대표되는 군집은 활발한 소비와 대외활동을 하는 20대 젊은 여성이며 프리마돈나는 문화와 여가를 즐기는 싱글라이프 직장인을 표방한다.



신한카드는 비슷한 소비패턴을 가진 군집들의 미래 소비 패턴을 예측해낸다. 새로운 카드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집합을 구성하는 키워드들을 확률적으로 계산하고 이를 대표 키워드로 추출하는 알고리즘, 즉 토픽모델링 기법을 이용한다. 기상예보와 마찬가지로 어떤 행동의 다양한 직·간접적인 상관관계를 찾아내고 어떤 상품과 서비스들이 고객에게 적합할지를 찾아낸다. 최근 출시된 '신한카드B.Big'의 경우 실용적인 소비성향을 가진 30~40대 남녀 직장인을 겨냥해 출시한 상품이다. 이 카드는 '프리마돈나'와 '미스터 루틴(생활 속 작은 일탈로 소소한 행복을 찾는 도시 직장인 남성)' 고객들을 겨냥한다. 버스나 지하철은 물론 택시 요금도 할인이 되며 편의점, 커피전문점, 영화관 등에서도 할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결제 정보 외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 온라인 검색, 모바일 접근성 등 비정형적인 요소를 분석해 적용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단순하게 통계 하나만으로는 분석을 정교하게 할 수 없다"면서 "행동심리, 사회학적 관점, 경영학 등 여러 항목을 접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업계 최초로 개인 맞춤 서비스 '링크(LINK)'를 개발했다. 링크는 회원별 소비패턴 분석을 통해 개인별로 차별화 된 혜택 내용이 제공되며 수시로 서비스가 차등적으로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직장인 A씨가 을지로 주변 커피전문점을 자주 이용한다고 하면 링크는 그 근처에 있는 커피전문점은 물론 함께 갈 수 있는 빵집이나 도넛 가게 등 연계된 곳의 할인 쿠폰을 알아서 적용해준다. 링크의 핵심은 스마트 알고리즘이다. 스마트 알고리즘 솔루션은 주사용 업종, 주사용 장소, 주사용 시간 등 314개의 카드 결제 연관 변수를 활용해 보다 정확한 고객의 성향, 선호 혜택 혹은 예측 가능한 향후의 소비활동 등을 추출해낸다.


카드사들은 빅데이터를 상품 개발이나 프로모션 뿐 아니라 고객 만족 서비스 영역까지 확대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고객센터를 통해 접수된 음성 데이터를 텍스트 형태로 변환시킨 다음 분석 과정을 거쳐 금융 상품 개발과 마케팅 기획에 응용하고 불만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유사한 결제 정보를 가진 고객의 소비패턴을 분석해 현재 장소와 시점에서 최적의 가맹점을 추천할 수 있도록 '고객-가맹점 마케팅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빅데이터에 관심이 없었던 현대카드도 최근 LG CNS와 IBM 등에 빅데이터 관련 문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가 알아서 먼저 할인 혜택을 추천해주고 이런 매칭 서비스가 계속 잘 맞다 보면 카드 고객의 충성도가 높아질 수 있어 실제 카드 이용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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