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국가 연구개발 능력의 척도로도 인식되는 슈퍼컴퓨터 1위 자리를 놓고 미중간의 신경전이 촉발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가 중국의 슈퍼컴퓨터 '톈허(天河)2'의 연구시설과 관련된 기술 수출을 차단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톈허 2 제작에 필수 요소인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수출을 제한한 것이다. 인텔 대변인은 "지난해 8월 미국 상무부가 톈허2와 관련된 기술 수출을 위해서는 인증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중국 내 톈허2 관련 연구센터 4곳을 미국 정부의 국가안보와 외교정책 이익에 반하는 시설 목록에 추가했다. 지난 2월 미국 상무부는 톈허가 핵폭발 연구에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톈허2가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 1위를 차지한 것과 관련 있다는 해석이다. 중국 국방과학기술대학이 개발한 톈허2는 슈퍼컴퓨터 순위를 정하는 'Top500.org'의 세계 500대 슈퍼컴퓨터 명단에서 2013년 이후 1위에 올라있다. 최대처리 능력은 33.86페타플롭스다. 1페타플롭스는 1초당 1000조번의 연산처리를 하는 속도다. 2013년 1위 자리를 텐허에 내준 미국 슈퍼컴퓨터 '타이탄(Titan)'은 2위에 그치고 있다.
미 정부는 중국에 뺏긴 세계 최고 슈퍼컴퓨터 1위 지위를 되찾고 슈퍼컴퓨터 종주국 자리를 되찾기 위해 2억달러(약 2200억원)라는 거금도 선뜻 지출하기로 했다. 미 정부는 인텔과 슈퍼컴퓨터 전문기업 '크레이'에 오는 2018년까지 세계에서 제일 빠른 슈퍼컴퓨터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새로 제작되는 슈퍼컴퓨터는 미 연방 에너지부 산하 아르곤 국립 연구소에 설치될 예정이며 성능은 180페타플롭스에 달한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