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출 외국계 보험사 9곳 중 4곳
경영실적 개선, 지속성장 위한 혁신
능력 인정받은 CEO는 수년째 장수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 절반 가까이가 1년새 교체됐다. 임기가 끝난 경우도 있지만 변화를 통해 침체된 경영실적을 개선하려는 의도가 큰 것으로 보인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악사손해보험은 오는 13일 프랑수아 르꽁뜨 신임 대표가 취임할 예정이다. 르꽁뜨 대표는 악사그룹의 기업재무담당 최고책임자 출신으로 벨기에 위치한 악사글로벌다이렉트 산하 보험사 CEO를 역임했다.
악사손보 관계자는 "재무와 전략기획, 다이렉트보험, 자산운용 등 다양한 경험을 갖춘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재무통인 만큼 경영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푸르덴셜생명도 20일 커티스 장 신임 대표가 취임한다. 장 대표는 글로벌 금융마케팅 컨설팅사인 리마크 대표를 7년간 역임했고 2010년부터는 보험사인 처브 코리아에서 한국 대표를 맡았다. 글로벌 금융업무 경험과 다이렉트 마케팅 사업확장 능력 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장 대표가 회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이영호 한국에이스생명 대표는 지난 해 4월, 데미언 그린 한국메트라이프생명 대표는 작년 8월 취임했다. 이로써 지난 1년간 국내 외국계 보험사 9곳 중 4곳의 CEO가 교체된 것이다. CEO들의 교체 배경은 경영실적 개선과 지속성장을 위한 변화의 필요성 때문이다.
악사손보는 2013년과 지난해에 각각 당기순손실 218억원, 345억원으로 실적악화가 이어졌다. 에이스생명은 2011년 창립 이래 매년 CEO를 교체하면서 조직 불안정에 적자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2년 순손실 387억원, 2013년 205억원을 기록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손병옥 현 대표가 2011년 5월 취임한 뒤 순이익을 내면서 회사를 잘 이끌어왔지만 경력 설계사들의 이탈 등의 문제가 불거졌다. 메트라이프생명도 한국 시장에서의 지속성장을 위해 CEO 교체를 결정했던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보험사들도 저금리와 저성장의 도전적인 상황 속에 직면해 있다"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CEO 교체를 통한 변화와 혁신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경영능력을 인정받으면서 장수하는 CEO들도 있다. 홍봉성 라이나생명 대표는 2010년 11월 취임했다. 홍 대표는 푸르덴셜, 메트라이프, 선라이프 등 글로벌 생보사들에서 임원을 역임한 경력을 바탕으로 한 장기적인 안목과 강한 추진력이 장점이다.
다니엘 코스텔로 AIA생명 대표도 2011년 4월 취임한 이후 현재까지 경영을 맡고 있다. 코스텔로 대표는 지난해 카드 3개사의 고객정보유출 사태 여파로 주요 판매채널인 텔레마케팅(TM) 영업이 일시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PCA생명은 2009년 1월 취임한 김영진 대표가 6년 동안 회사를 이끌고 있다. 2018년 1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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