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상호 출자와 채무보증 등에 제한을 받는 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61곳을 지정했다.
이들 기업집단이 거느린 계열사는 총 1696개로 집계됐다. 경기부진의 여파로 기업집단의 매출과 수익성은 악화했지만 재무구조는 다소 개선됐다. 민간집단 내에서는 상위 집단과 중·하위 집단 간 격차가 커졌다.
공정위는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한 '2015년 상호출자 및 채무보증제한 기업집단'을 1일 발표했다.
흔히 '대기업집단'으로 불리는 상호출자·채무보증 제한 기업집단은 직전 사업연도의 대차대조표상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이다. 공정위는 매년 4월 상호출자·채무보증 제한 기업집단을 발표한다.
이 집단으로 분류되면 계열사 간 상호출자와 신규순환출자, 채무보증이 금지되고 소속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며 공시 의무도 부담하게 된다. 올해 지정된 대기업집단 수는 지난해(63개)보다 2개 적은 것이다.
중흥건설은 자산 증가로 신규 지정됐지만 코닝정밀소재,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자산 감소, 요건 미충족 등으로 지정에서 제외됐다.
61개 중 민간집단은 49개로 지난해와 같고, 공기업집단 등은 12개로 지난해보다 2개 감소했다.
민간집단 중 총수가 있는 집단은 삼성, 현대자동차 등 41개이고 총수가 없는 집단은 포스코, KT 등 8개다.
61개 집단의 계열사 수는 1696개로 지난해(1677개)보다 19개 증가했다. 계열사 수는 SK(82개)가 가장 많고 롯데(80개), GS(79개), 대성(73개), 삼성(67개), CJ(65개) 등 순이다.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수는 2011년 1554개에서 2012년 1831개로 늘었지만 2013년 1768개, 지난해 1677개로 감소한 뒤 올해 소폭 증가했다.
30대 민간집단을 자산순위별로 상위그룹(1∼4위), 중위그룹(5∼10위), 하위그룹(11∼30위)으로 분류하면 최근 5년간 상위그룹의 계열사는 8.0% 줄어든 반면 중위그룹과 하위그룹은 각각 1.2%, 20.0% 늘었다.
61개 집단의 자산총액은 2258조4000억원으로 지난해(2205조8000억원)보다 52조6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은 2011년 1691조원, 2012년 1978조원, 2013년 2108조원, 지난해 2206조원 등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공기업집단의 최근 5년간 자산증가율(48.6%)은 민간집단(28.7%)을 크게 웃돌았다.
자산총액이 100조원 이상인 집단은 삼성, 한국전력공사, 현대자동차, 한국토지주택공사, SK, LG 등 6개로 2012년 이후 변동이 없다.
30대 민간집단의 경우 상위그룹의 최근 5년간 자산총액 증가율은 47.4%로 중위그룹(18.1%), 하위그룹(10.2%)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61개 집단의 부채비율은 101.1%로 지난해(103.7%)보다 2.6%포인트 감소했다.
부채비율이 많이 감소한 집단은 현대(-93.9%포인트), 한국토지주택공사(-48.3%포인트), 인천도시공사(-34.4%포인트), 홈플러스(-31.1%포인트), 한진(-28.4%포인트) 순이다.
61개 집단의 총 매출액은 1505조1000억원으로 지난해(1536조6000억원)보다 30조5000억원 감소했다.
삼성(-30조2000억원), GS(-5조원)는 매출액이 감소했지만 SK(8조7000억원)와 현대자동차(7조8000억원)는 증가했다.
61개 집단의 당기순이익은 42조1000억원으로 지난해(47조8000억원)보다 5조7000억원 줄었다.
삼성(-3조9000억원), 현대중공업(-3조원)은 당기순이익이 줄었지만 한국철도공사(4조원), 한국전력공사(2조9000억원)는 늘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황 정보 공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시장감시 시스템을 활성화할 계획"이라며 "상호출자·신규순환출자·채무보증 금지, 소속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행사 제한 등에서 위반행위가 발견되면 엄격하게 제재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61개 집단 계열사의 주식소유 현황과 지분구조를 분석해 출자구조를 공개하고 내부거래 및 채무보증, 지주회사, 지배구조 현황도 추후 발표할 계획이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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