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한전·발전사 해외사업 '반타작'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03초

배당금 계획의 52% 불과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한국전력은 2010년 7월 인도네시아의 광산업체 바얀리소스 지분 20%를 5억1800만달러에 인수했다. 인수 전 실사과정에서 바얀리소스 측에서 제시한 유연탄 가채매장량보다 적은 것으로 확인했지만 이사회에는 기존 매장량을 거짓 보고했다. 결국 2013년까지 2649억원의 배당수익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로 277억원 밖에 받지 못했다.

한전과 발전 공기업이 추진한 해외사업 성과가 부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무리하게 사업성을 부풀려 배당금이 당초 계획보다 턱없이 작거나 상당수 사업의 수익률이 투자 당시보다 낮아졌다. 해외 진출이라는 성과에 집착해 경제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탓이라는 지적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 등에 따르면 한전과 발전 6개사가 1996년부터 작년까지 투자한 해외사업은 모두 64건으로 투자비만 56억6200만달러, 약 5조7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011년 이후 발전 공기업이 시장형 공기업으로 지정된 이후 해외사업 투자가 급속도로 늘었다. 6억6700만달러가 투자된 한국남동발전의 인도 마하라슈트라 석탄화력 발전사업 등 24건의 해외사업에 모두 12억달러를 투자했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는 대부분 경제성을 과도하게 높게 파악했고, 실상 실속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이 2011년 이후 작년까지 해외 사업처에서 받은 누적 배당금은 4734억원으로 당초 계획이었던 8954억원의 52.9%에 불과했다.


한국동서발전도 775억원을 받아야 하지만 251억원을 배당받는 데 그쳤다. 102억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던 한국수력원자력은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6개 발전 공기업이 받은 배당금도 251억원으로 계획 대비 25%에 그치는 수준이다.


이들은 단기적인 경영 성과를 내기 위해 경제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한전이 현재 운영하거나 추진 중인 해외사업 16건 가운데 11건의 수익률이 이사회에 보고한 당초 예상보다 하락했다.


한전의 니제르 이모라렝 우라늄광산 개발 사업은 당초 수익률이 10.0%였지만 작년 5월 기준으로 6.5%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동발전 불가리아 태양광 발전사업은 13.0% 수익이 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결국 3.8%에 그쳤으며, 중부발전 인도네시아 왐푸 수력 발전사업도 15.1% 수익을 기대했지만 9.4%로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해외자원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원칙이 맞지만 투자 과정이나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밝혔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