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지난 해 1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임기를 마친 뒤 경제 현안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온 벤 버냉키 전 의장이 본격적으로 공개 활동에 나섰다.
버냉키 전 의장은 30일(현지시간) '벤 버냉키의 블로그(Ben Bernanke's Blog)'라는 제목의 블로그를 시작했다. 버냉키의 블로그는 현재 그가 최고연구원으로 몸담고 있는 브루킹스연구소 웹사이트에 개설됐다. 그가 처음 올린 블로그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저금리와 관련된 글이다.
그는 미국이나 다른 주요 국가에서 금리가 낮게 형성되는 현상은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 때문이 아니라 그 나라의 경제 상황을 반영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금융업계 종사자에게 '왜 이자율이 이렇게 낮으냐'고 물으면 대부분 'Fed가 저금리를 유지하기 때문'이라고 답하겠지만, 이는 극히 제한된 상황에서만 맞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또 "일부에서 Fed가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함으로써 금융시장을 왜곡한다고 주장하지만, 중앙은행이 어떤 행동을 하든 통화 공급량과 그에따른 단기 금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중앙은행은 균형이자율을 추구하기 위해 그런 영향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고, 그런 현상은 절대 인위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버냉키 전 의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한 직후 2008년 12월부터 퇴임때까지 6년여 동안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0~0.25%로 유지해왔다.
그는 "최근 몇몇 주요국 중앙은행에서 성급하게 금리를 올렸다가 악화된 경제 상황이라는 압박을 받게 된 사례가 있었다"며 "실질이자율을 안정적으로 정하는 주체는 Fed가 아니라 경제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버냉키 전 의장은 블로그를 통해 "능력있는 재닛 옐런에게 Fed를 맡기고 떠날 수 있었다"면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온 현재 Fed 정책을 유심히 살피는 사람들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경제와 금융에 대한 나의 생각을 말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제 및 금융뿐만 아니라 야구와 관련해서도 포스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버냉키 전 의장은 이날 존스홉킨스 대학 강연에 이은 질의응답을 통해서도 실업률 등 경제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완전 고용 상태는) 예전보다 더 (정의하기) 복잡해졌다"며 "과거에는 오직 실업률만 봐야 했지만, 지금은 다양한 지표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른바 완전 고용 수준이 어느 정도 수치인 지 알 수 없으며 Fed는 현재 그 수준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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