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규모는 역내 참여국 가운데 중국, 인도 이어 3위…다른 요소에 따라 변동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우리 정부가 27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우리나라가 어느 정도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다음달부터 오는 6월까지 AIIB 예정창립회원국들과 지분 배분을 놓고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앞으로 협상에서 지분율 산출 공식부터 정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지분율을 예측하기는 힘들다. 다만, 다른 국제금융기구의 지분 산출 기준을 참고로 할 수는 있다.
AIIB 지분 산출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참여국들 간의 논의가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뚜렷하게 발표된 것은 없다. 다만 지난해 10월 가입을 선언한 21개국이 서명한 양해각서(MOU)에는 "국내총생산(GDP)를 주요 변수로 하되, 국가별 납입의사 등 기타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산정한다"고만 규정했다.
2014년 기준으로 아시아 역내에서 중국의 GDP가 10조3553억달러로 가장 높다. 다음으로 일본(4조7698억달러), 인도(2조478억달러), 한국(1조4495억달러) 순이다.
지분 결정 과정에는 각국의 GDP외에도 다른 경제력 지수와 역내·역외국 배분비율, 눈에 보이지 않는 외교력 등 여러 요소가 반영될 전망이다.
최희남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지분을 경제력 기준으로 결정한다고 한 바 있으나 여기에 추가적 요소를 더해서 할 것"이라며 "역내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는 (역내 참여국 가운데) 중국, 인도에 이어 3위 정도인데 역내국, 역외국 간 비중 등을 회원국들과 상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계은행(WB)이 2010년에 정한 지분율 산출 공식은 '경제력 75% + 재원기여도 20% + 개발기여도 5%'였다. 경제력은 GDP를 활용했는데, 시장환율 기준 60%와 PPP환율 기준 40%를 반영했다. 재원기여도는 WB내 양허성 기금(IDA)을, 출연금개발기여도는 신탁기금 등 출연금을 기준으로 삼았다.
국제통화기금은 2010년 쿼터를 정할 때 GDP, 개방도, 변동성, 외환보유액을 사용해 지분율을 산출했다. 계산식은 '(0.5Y + 0.3O + 0.15V + 0.05R)×0.95'다. Y는 최근 3년 연평균 GDP(시장환율 60%, PPP 40%)를 대입하고, O(Openness)는 최근 5년간 연평균 경상지급 및 수입, V는 최근 13년간 경상수입 및 순자본흐름의 3년 이동평균의 표준편차, R은 최근 12개월 월평균 외환보유액을 각각 말한다. 이들 항목을 더한 뒤 조정계수 0.95를 곱한다.
다른 국제기구는 대부분 산출 공식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국제기구별 지분율은 IMF 1.41%, WB 1.58%, 아시아개발은행(ADB) 5.06%,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1.02%,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0.45%, 미주개발은행(IDB) 0.002% 등이다.
ADB와 IDB의 경우, 역내국가와 역외국가에 대한 지분 배분에 차등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역내와 역외 비율을 70대 30으로 할 지, 80대 20으로 할 지에 따라 지분율에 변동이 생기게 된다. 또 경제규모가 작은 나라에 어느 정도 규모의 지분을 줄 지에 따라서도 지분율을 조정을 받는다.
우리나라가 다른 국가에 비해 다소 늦게 가입의사를 밝힌 점은 지분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최 국제경제관리관은 "창립회원국 모집 마감시한인 3월 말 이전에 가입의사를 밝힘으로써 협정문 논의 과정에서 국익을 반영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면서 "창립회원국으로 참여를 하게만 된다면 (가입의사) 통보가 늦어져서 지분율에 손해보는 것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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