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우리 정부가 가입 결정을 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북한은 가입이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AIIB의 북한 가입과 관련해 27일 외교부 당국자는 "모든 게 초안 상태이기 때문에 밝히기 조심스럽다"면서 "현재까지 AIIB 회원이 되려면 국제부흥개발은행(IBRD)나 아시아개발은행(ADB)의 회원국이어야 하는데 북한은 여기에 모두 가입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의 AIIB 가입 가능성은 현재의 여건으로는 높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당국자의 말처럼 AIIB의 모든 규정이 초안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논의 과정에서 북한이 원할 경우 현재의 가입조건 이외의 특별 자격을 얻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다만, AIIB의 인프라 개발 사업에서 북한이 수혜대상이 될 것이냐는 문제는 가입보다는 좀더 유연한 것으로 전망됐다.
이 당국자는 "AIIB 사업의 수혜대상은 멤버간 협의하면 할 수 있을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당장 북한이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현 단계에서 회원국들간 생각이 좀 다르다"고 말했다. 동남아와 서남아 지역의 인프라 개발에 대부분의 회원국들의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가입 결정을 머뭇거리다가 AIIB의 2대주주를 놓쳤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이 당국자는 "모든 회원국이 확정된 뒤에 지분율을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전혀 타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창립 회원국의 특권은 이사회 멤버 참여, 투표권 추가 확보, 창립협정 제정시 권한 등의 이점이 있다"며 "부총재 지위에 대한 논의는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AIIB 가입문제에 관련해 미국측에 사전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브리핑에서 "그들의 결정(That is their decision)"이라고 했다고 이 당국자는 소개했다. 가입 여부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의 '국익 차원의 주도적 판단에 입각했다'는 기존 입장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 당국자는 "AIIB에 대해 국제기준과 관련해 미국과 가장 많이 협의를 했다"며 "미국과 국제기준에 대한 협의를 했을 뿐 한국의 가입여부에 관한 협의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이번 AIIB 가입은 이번 주 초 확대장관회의에서 최종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준 것이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지난주 외교장관회의라고 단정하기 힘들다"면서 "AIIB는 그동안 한중간 고위급 만날때 언제나 중요한 이슈로 다뤄져왔다"고 설명했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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