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정부가 가계대출 구조개선을 위해 꺼내든 '안심전환대출'이 저소득층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22일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연구위원은 '소득계층별 가계부채 진단' 보고서에서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구조 개선을 위해 출시하는 안심전환대출이 저소득층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3∼2014년 소득 1∼5분위 중 최상위 고소득층인 5분위의 담보대출 증가율은 3.1%에 그쳤지만 1분위는 29%나 급증했다.
신용대출의 경우에도 최근 5년간 2∼5분위 전체적으로 수십%씩 증가했지만 1분위만 유독 56.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이 저소득층에 대한 신용대출 심사를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용이해지면서 이를 중심으로 저소득층 부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조 위원은 "소득 하위계층의 부채는 주택 등 자산에 투자되기보다 부족한 생계비 등으로 소비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부채상환부담 정도를 측정하는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을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1분위가 27.2%로 다른 계층보다 가장 높았고, 2010∼2014년 기간의 증가폭도 10.5%포인트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내놓기로 한 '안심전환대출' 상품은 정작 저소득층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심전환대출은 기존 대출의 일시상환 방식을 분할상환 방식으로 바꾸는 것으로 원금 상환부담이 늘어나, 부채상환능력이 악화돼가는 저소득층에서 이를 이용할 가능성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조 위원은 "가계부채에서 차지하는 소득 상위계층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리스크가 없다는 생각은 지나친 낙관론"이라면서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주택 등 담보대출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로 저소득층을 위한 가계부채 대책은 이들 계층의 소득 창출 능력을 높이는 것"이라며 "취업과 창업을 돕는 소득증대 대책이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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