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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마라토너가 말하는 체중 조절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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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풀코스를 뛰면 체중이 얼마나 줄어드는가? 마라톤을 한다고 하면 자주 듣는 물음 중 하나다. 3㎏ 넘게 빠진다고들 한다. 달리기 전 아침에 잰 체중과 완주 후 몸무게를 비교하면 내 경우도 그 정도 차이가 난다.


10년 마라토너가 말하는 체중 조절의 비밀 제11회 밀양아리랑 마라톤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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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기자는 풀코스를 약 30회 완주한 마스터스 마라토너다. 마라토너 앞에 붙은 ‘마스터스’는 ‘고수’라는 뜻이다. 마스터스 마라토너는 엘리트 마라토너와 구분짓느라 지어낸 단어다. 엘리트와 비엘리트의 이분법이 옳지 않다는 배려에서 이 말을 만들었다고 짐작되지만 엘리트가 아닌 모든 마라토너를 고수라고 부르는 것 또한 옳지는 않다고 본다. 나 같은 평범함 마라토너에게는 고마운 일이지만.


◆풀코스 완주로 감량 대부분은 물= 여하간 마라톤의 체중감량 효과는 정답을 말하기가 참 어렵다. 그때그때 섭취량이 다르긴 해도 풀코스를 달리면서 주최측에서 정해둔 곳에서 제공하는 물과 이온음료, 바나나며 초코파이를 먹기 때문에 마라톤 완주가 체중을 얼마나 소모하는지 엄밀하게 측정하기란 불가능하다. 또 달리기로 체중이 가벼워지는 부분의 대부분은 에너지 소모가 아니라 땀을 흘려 빠져나간 수분이다.

풀코스 체중 감량의 대부분이 수분이라는 것은 달리기 운동의 칼로리 소모량에서 출발해 계산하면 나온다. 달리기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에 내려받아 하프 거리를 달렸더니 약 1600㎉를 소모했다고 나왔다. 그럼 풀코스 완주에는 3200㎉가 쓰인다고 할 수 있다. 탄수화물 1g의 열량은 4㎉이고 지방 1g의 에너지는 9㎉이다. 풀코스를 탄수화물만 써서 달렸다고 해도 800g밖에 소모되지 않는다. 지방만 연소하며 뛰었다면 소모량이 360g도 되지 않는다.


이로부터 마라톤 완주로 감소하는 체중은 360~800g 구간의 중간 부분에 있으리라고 추정 가능하다. 엘리트 선수라도 지방만 태우며 긴 거리를 완주하지는 못하고, 일반인도 탄수화물만을 연료로 쓰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또 지방 위주의 에너지 대사가 이뤄지더라도 탄수화물은 필요하다. 지방은 탄수화물이 있어야만 연소된다. 이를 가리켜 ‘지방은 탄수화물의 불꽃 속에서 타오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물만 마시고 에너지원은 섭취하지 않고 완주해 3㎏이 빠졌다면 이 가운데 2㎏ 이상은 수분이 빠져나간 결과다. 달리는 도중에 수분을 섭취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완주하는 동안 몸 밖으로 배출되는 수분은 3㎏이 훨씬 넘는다는 결론이 나온다.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면서 물을 1㎏ 마신다고 하면 땀과 호흡으로 4㎏ 넘게 수분을 배출한다는 얘기다.


마라톤 풀코스 완주를 급격하게 체중을 감량하는 극한 처방으로 삼는 사람은 없지만, 혹시 그런 목표에 따라 마라톤을 완주하더라도 효과는 극히 미미하다는 점을 알아두시길.


◆살 빼려면 오래 걸어야= 나는 마라톤을 10여년 했지만 체중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체중을 줄이는 목적이라면 달리기보다는 빨리 걷기가 효과적이라고 한다. 나는 운동생리학을 들여다보기 전에는 이 얘기를 흘려들었다. ‘운동 강도가 다른데 걸어서 어느 세월에 몸이 가벼워지랴’ 생각했다.


칼로리만 따지만 맞는 얘기다. 약간 빠르게 걸어 시속 6km로 움직이면 한 시간에 330∼360㎉를 쓴다. 달리기는 시속 10km일 때 한 시간에 750㎉를 쓴다. 달리기는 걷기에 비해 같은 시간당 2배 이상 열량을 소모한다.


그러나 실질적인 지방분해효과는 걷기가 더 낫다. 뛸 때에는 바로 쓸 수 있는 탄수화물을 연료로 쓴다. 지방은 동원하지 않는다. 또 빨리 뛰면 젖산이 생기는데, 젖산은 지방분해 효소의 작용을 억제한다.


지방을 끌어내 연료로 쓰려면 낮은 강도로 30분 넘게 움직여야 한다. 지방분해는 천천히 이뤄지고 운동 시작 후 한참 지나서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처음엔 살살 뛰다가 지방이 주된 연료로 전환된 다음에 속도를 높이는 방법이 지방을 줄이는 데 최적이 아닐까? 이론적으로는 맞는 얘기지만 지방을 줄이는 게 목표인 사람은 30분 슬렁슬렁 뛰고 나면 빠르게 뛸 여력이 거이 없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빨리 걷기는 과체중인 사람도 몇 시간 지속할 수 있다. 걷기 시작해 30분 뒤 지방이 주요 연료가 된 다음 원한다면 몇 시간 동안 지방을 태울 수 있다. 지방연소의 장점은 탄수화물이 고갈되지 않기 때문에 허기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은 달리고 난 다음에는 허기가 져 부족해진 글리코겐을 보충하게 마련이지만, 오랫동안 걷기는 같은 칼로리를 소모하는 달리기에 비해 허기가 덜하다.


체중 감량이 목표인 분은 일단 걸으시길. 걷고 나서 적정 체중이 된 다음에는 달리기에 도전해보시길 권한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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