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이 기술금융 2.0 시대를 개막했다. 기술금융의 활성화를 위해 조직을 구성해 자금 지원책을 펼쳤던 것이 '기술금융 1.0' 버전이라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발굴ㆍ육성하기 위해 직접 투자하는 것이 '기술금융 2.0' 버전이다. 올해 스타트업의 육성을 위해 IBK기업은행은 500억원 자금을 마련했다.
2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권 행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창업에 나선 스타트업 중 유망한 기술을 보유한 곳을 찾아 성공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기술금융의 지향점"이라며 스타트업 발굴에 주력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은 올해 스타트업 투자자금으로만 500억원을 책정하고 현재 벤처금융팀을 중심으로 대구 대전 울산 등 각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 등과 교류하며 스타트업 투자처를 몰색 중이다. 창업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의 우승기업과 성장사다리펀드의 투자기업도 주요 투자 후보군으로 올려졌다.
권 행장은 벤처금융팀이 몰색한 투자 기업 리스트를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 유관기관과의 업무협약을 통한 투자기업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달 말 재단법인 나노융합2020사업단과 '나노기술 상용화 기업 공동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도 나노기술 분야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서였다. 기업은행은 나노융합2020사업단이 추천하는 우수 스타트업에 지분투자는 물론 컨설팅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권행장이 이처럼 스타트업 육성에 주력하는 것은 기술금융 분야의 주도권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다. 스타트업 투자는 사실상 기술금융의 본질에 해당된다. 담보나 신용이 없어도 기술력만으로 투자처를 몰색해 신생 기업을 강소기업으로 육성, 국가 경제에 대한 기여는 물론 투자 수익도 쏠쏠하게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대출로 사업 자금을 조달할 경우 원금 상환 및 이자에 부담을 느끼게 돼 사업에 몰입하기 어렵지만 투자를 받을 경우 실패에 대한 압박이 줄게 돼 기술 개발에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
김영규 기업은행 투자금융(IB)본부장 "올해는 스타트업에 대한 직접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술금융을 한단계 발전시키자는 게 권 행장의 생각"이라며 "스타트업 투자 첫 해인 올해 총 예산 500억원 한내로 한 기업당 5억~10억원 정도 투자하고 자체 컨설팅인 희망컨설팅을 통해 지원 기업의 성장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업은행은 지난 1월 조직개편을 통해 투자금융부 안에 벤처금융팀을 신설했다. 올해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해 기술력은 우수하나 신용등급 미흡한 창업초기 스타트업 기업이 투자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권 행장의 구상이 반영된 개편이었다. 기업은행은 벤처금융팀의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상반기 중 전문 기술금융투자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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