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깃 12시, 스탠스 11시, 클럽 페이스 1시 "공 뒤를 강력하게 내리친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벙커 샷의 화두는 일단 자신감이다.
아마추어골퍼들은 보통 "공이 직접 맞아 아웃오브바운즈(OB)가 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시작된다. 샷이 위축되고, 스윙을 제대로 하지 못해 실제 미스 샷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고수들은 반면 러프보다 벙커를 선호한다. 기본기만 갖추면 오히려 홀을 공략하기가 편하기 때문이다. 이번 주에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벙커 샷의 모든 것을 배워보자.
먼저 벙커 안의 모래를 발로 비벼서 어떤 샷을 구사할지를 선택한다. 만약 모래가 딱딱하다면 웨이스트 에어리어라는 이미지로 공을 직접 임팩트해도 무방하다. 요즈음 같은 겨울철이나 모래가 물기를 머금어 굳은 경우다. 여기서는 웨지의 바운스로 공 뒤의 모래를 때려서 탈출하는 게 오히려 불가능할 수도 있다. 발이 모래에 파묻히면 이때부터는 정상적인 벙커 샷이다.
셋업이다. 코치들에게 "스탠스와 페이스를 열고…"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막막하다. 그래서 모래 위에 가상의 시계판부터 그린다. 타깃을 12시 방향으로 설정하고, 양발은 오픈시켜 11시, 클럽 페이스는 약간 눕혀 1시 방향이다. 스탠스를 오픈한다는 건 스윙궤도를 '아웃(Out)- 인(In)'으로 가파르게 만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야 헤드가 모래에 깊게 파묻히지 않고 공 아래를 미끄러지듯이 통과할 수 있다.
페이스는 <사진1>이 아니라 <사진2>다. 공을 높이 띄우기 위해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그립을 먼저 잡는 게 아니라 반드시 페이스를 먼저 열고 그립을 잡는다는 점이다. 그립을 먼저 잡으면 임팩트 순간 다시 틀어질 수 있다. 공은 1~2개 정도 왼발 쪽에, 클럽은 양발이 모래 속에 묻히는 만큼 짧게 잡는다.
샷을 하는 방법은 그야말로 "모래를 폭파하기"다. 페어웨이벙커에서는 거리에 따라 클럽을 선택하고, 공을 직접 콘택트 하지만 그린 주위에서는 공 뒤의 모래를 때려 그 폭발력으로 탈출시켜야 한다. 모래를 때리는 지점은 공 1개 정도 뒤다. 당연히 충분한 폴로스로가 뒤따라야 한다. 불안해서 임팩트 순간 멈칫거리면 헤드가 모래에 파묻혀 파워가 급감한다.
'벙커 샷의 달인' 최경주가 예전에 밀가루 반죽을 예로 든 적이 있다. "반죽한 덩어리를 강하게 내리치면 밑에 있던 밀가루가 튀어 오른다"며 "모래를 강력하게 때려야 공이 튀어 오른다"고 설명했다. 거리는 백스윙의 크기로 조절한다. 50야드 이상이라면 샌드웨지로 <사진3>처럼 풀 스윙을 해도 무방하고, 거리에 따라 <사진4>처럼 하프스윙 또는 3/4스윙을 가져간다.
벙커 턱이 아주 높다면 페이스를 더 열어준다. '플롭 샷'을 연상하면 된다. 공이 모래에 박혀 있는 '에그 프라이' 상황에서는 거꾸로 페이스를 닫아야 웨지의 솔이 공 뒤쪽부터 모래를 완벽하게 긁어낼 수 있다. 벙커 샷은 몇 차례만 성공하면 멘탈이 강해져 더 잘할 확률이 높다. 벙커 샷 연습이 가능한 곳을 찾아 1~2시간만 반복해도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다.
▲ 지도=장재식 프로 golfer0518@hotmail.com
▲ 영종도(인천)=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 사진=윤동주 기자 doso7@asiae.co.kr
▲ 클럽 및 의상 협찬=브리지스톤골프
▲ 장소협찬=스카이72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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