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정부가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놓고 오락가락하면서 국정난맥상을 드러낸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책임론이 본격 제기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5일 건보료 개편 백지화와 관련한 긴급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번 사태의 원인을 따졌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논란의 근본적인 원인이 장관의 자율성을 보장하지 않는 청와대를 조준하는 한편, 혼란의 직접 책임이 있는 문 장관에 대한 경질론도 제기했다.
김용익 의원은 "기초연금 추진 과정에서 진영 장관이 퇴진하는 등 장관의 자율성이 축소되고 청와대 개입이 너무 많다"면서 "사회부처의 독자성이 훼손되면서 장관이 책임지기 어려운 환경"이 꼬집었다. 그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을 때는 이런 기조를 고집불통 버티더니 지지율이 떨어지고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는 9일 열리는 복지위 전체회의를 앞두고 야당의 공세는 한층 격화되고 있다. 건보료 개편 백지화에 대해 "장관의 독자적인 결정"이라는 청와대의 해명이 사실이라면 문형표 장관을 해임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거듭 제기했다. 복지위 야당 간사인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건보료 개편을 중단시킨 것은 청와대"라며 "장관이 청와대의 지시를 받았는지 사실을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시만단체도 문 장관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위원장은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임기 중간에 들어온 장관이 독단적으로 백지화할 수 있겠느냐"면서 "청와대의 해명처럼 개입이 없었다면 백지화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정부 정책 불신에 대해 복지부 장관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 장관이 국정과제를 마음대로 백지화시킨 것이라면 청와대의 정책라인도 책임져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청와대 정책수장 함께 경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도 건보료 개편을 둘러싼 혼선의 원인 규명에 나섰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일 오후에 건강보험료 개편안을 놓고 혼선을 빚은 측면에 대해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모시고 당정협의를 하겠다"며 "혼선이 있었던 이유를 들어보고 당 보건복지위원들과 전문가들을 모시고 이 문제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당정은 6일 오후 열리는 정책협의를 통해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재추진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한편,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기획단에 참여한 김진현 서울대 간호학과 교수는 "건강보험 개편안 "이번 논란으로 국민 여론의 방향이 검증된 만큼 당초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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