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세 더 걷는 지자체에 교부세 '인센티브' ·지방세 비과세는 깎아 세부담 ↑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행정자치부가 주민세와 지방세를 더 걷는 지방자치단체에 주는 인센티브ㆍ페널티를 강화한다고 밝혀 '우회증세'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세 인상 약속을 번복한 정부가 지자체에 징수부담을 떠넘기는 한편 지방세 감면 혜택도 줄이겠다고 나선 것이다.
30일 행자부는 지자체의 징수실적에 따라 지방교부세를 더 주거나 덜 주는 내용의 지방재정 구조개혁안을 발표했다. 정부안에 따르면 행자부는 주민세 1만원을 기준으로 그보다 덜 걷는 지자체에게 주는 교부세 페널티 비율을 현행 200%에서 더 올릴 예정이다.
주민세 1만원을 다 받으면 인센티브를 주지만 주민세로 5000원을 받거나 7000원을 받으면 패널티율에 맞춰 교부금을 깎는다는 것이다. 2013년 말 기준 지자체 평균 주민세는 4620원으로 1만원을 다 받는 기초지자체는 2곳에 불과하다.
정부는 지방세 과세 감면도 2017년까지 현행 23%에서 국세 수준인 15%로 줄이기로 했다. 감면율이 줄어듦에 따라 각종 비과세 항목들도 사라질 전망이다. 일선 국민들 입장에서는 세금을 더 내야 하는 셈이다. 지방세 징수율ㆍ체납액ㆍ경상세외수입ㆍ감면액과 교부세 연동비율도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
행자부 재정개혁안의 핵심은 지자체의 징수노력을 교부세를 통해 늘리거나 줄이겠다는 것이다. 교부세란 지방 재정이 부족할 때 중앙 정부가 지급하는 세금을 뜻한다. 그동안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에 단순 배부하다 보니 지자체가 재정을 개선시킬 노력을 안했다는 게 행자부의 설명이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도 국무회의를 통해 "지방교부세의 경우 자체세입을 확대하면 오히려 지자체가 받게 되는 교부세가 줄어들기 때문에 자체세입을 확대하려는 동기나 의욕을 꺾는 비효율적 구조는 아닌가 점검해야 한다"며 개편 의지를 나타냈다.
그러나 연말정산으로 홍역을 치룬 정부가 모자란 세수를 확보하기 위해 교부세를 무기로 지방에 세입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정종섭 행자부 장관은 "대통령의 결심을 받아냈다"며 주민세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가, 실무직원을 통해 "와전됐다"며 이를 사실상 철회했다.
세금을 더 걷으라는 정부안에 대해 일선 지자체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요즘은 징수액이 5억원만 넘어가도 바로 소송이 들어 온다"며 "세원확보ㆍ징수 모두 늘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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