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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오피스텔 전셋값, 아파트 뺨친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08초

소형아파트 대안 인기몰이에 품귀…오피스텔 전셋값 1년9개월간 오름세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직장생활 6년 차인 정모(36)씨는 지난달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을 알아보다 깜짝 놀랐다. 서울 중구·영등포구·마포구 등지로 몇 달 전부터 집을 보러 다녔는 데도 전셋집을 구경한 게 손에 꼽을 정도였고 가격도 부담스러웠다. 전셋값이 낮을 거라는 기대감에 방 2개짜리 오피스텔로 눈을 돌렸지만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전세 물량도 거의 없을 뿐더러 전셋값도 아파트 뺨쳤다. 결국 정씨는 자취집 계약 만료일 3주를 앞두고 나온 중구 만리동의 오피스텔(전용면적 56㎡)을 2억4000만원 전세로 계약했다. 이 오피스텔의 매매가는 2억6000만원이었다.


서울 도심 내 오피스텔 전셋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소형 아파트 전셋값이 뛰면서 대안으로 떠오른 오피스텔마저 치솟고 있는 것이다.

26일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2013년 3월 1억4045만원이었던 서울 오피스텔 평균 전셋값은 지난해 12월 1억5761만원까지 뛰었다. 1년9개월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올랐다. 기간을 늘려 잡으면 2010년 7월 이후 지금까지 단 세 번 평균 전셋값이 전달 대비 떨어졌지만 다음 달 바로 회복했다. 사실상 4년5개월 동안 상승가도를 달린 것이다. 반면 평균 매매가격은 2억1000만~2억2000만원대를 쉴 새 없이 오르락내리락했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 도심권 내 투룸 오피스텔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중구 만리동의 대우디오빌은 전용면적 56㎡의 전셋값이 2억4000만원 수준으로 매매가(2억6000만원)와 불과 2000만원 차이가 난다.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의 비율인 전세가율로 치면 92.3%에 달한다. 인근의 KCC 파크타운 66㎡도 매매가격이 3억~3억1000만원인데 전셋값은 2억6000만원으로 전세가율 83~86%정도다.

A공인 관계자는 "이쪽(서울역 주변)은 교통이 편리해 신혼부부, 직장인들이 많이 산다"면서 "오피스텔 전세는 이따금씩 한두 개 나올까 말까 할 정도로 정말 없다. 반전세도 귀하다"고 말했다.


용산도 마찬가지다. 문배동 이안용산1차의 경우 63㎡짜리 오피스텔 전셋값이 2억6000만원, 매매가 3억1000만~3억2000만원가량으로 전세가율 80%를 웃돈다.


직장인들의 주거 수요가 많은 구로구 신도림동에 위치한 월드메르디앙 62㎡ 전셋값은 2억~2억1000만원으로 매매가격(2억4000만원)에 육박한다. 영등포구 양평동 대우미래사랑 역시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따라잡고 있다. 64㎡의 전셋값이 2억4000만원가량으로 2억6000만원 수준인 매매가격과 근접해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아파트에 비해 감가상각되는 부분이 큰 오피스텔 특성상 시간이 지날수록 매매가격이 떨어지는 반면 매매수요는 그리 많지 않다"며 "전반적으로 전셋값이 오르는 추세고 매매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오피스텔 전셋값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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