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가 14나노 기술(핀펫)을 적용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양산에 돌입, 애플 등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공급전선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애플의 차기 AP A9 공급사로 선정, A9 물량의 70%를 담당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AP A8 공급사인 대만 TSMC는 A9 물량 비중이 30%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애플 아이폰 5S의 AP인 A7과 아이폰 6·6플러스의 AP인 A8에는 TSMC 제품이 대부분 납품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애플의 파운드리(수탁생산) 물량을 TSMC에 대부분 내줬다. 이후 14나노 핀펫 공정 양산을 시작, A9 물량 회복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14나노핀펫(fin-fet)은 반도체 소자를 3차원 입체구조로 쌓아 프로세서의 성능을 향상하고 소비전력을 낮춘 칩이다. 소자의 게이트 모양이 물고기 지느러미를 닮았다고 해서 핀펫이란 이름이 붙었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에 주로 쓰이기 때문에 크기와 소비전력이 제품 경쟁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도체 미세공정 수준이 높아지면 칩의 크기는 작아지고 소비전력 효율은 좋아진다.
TSMC가 생산하는 칩은 16나노 칩이다. 애플 입장에서는 효율이 월등히 좋은 삼성전자의 모바일 AP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애플 외에도 삼성전자는 올해 3월 공개하는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6'에도 자체 제작한 모바일 AP를 전량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써왔던 미국 퀄컴 제품 사용을 중단하고, 자사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만든 '엑시노스' AP를 전량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
한편 삼성전자에게 올해 핀펫 파운드리 물량을 빼앗긴 TSMC는 2017년 이후 시장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TSMC는 올해 3분기께 16나노 핀펫 공정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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