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헌법 개정 추진을 놓고 여야가 입장 차를 보이는 가운데 여야 지도부가 최근 비공식 석상에서 오는 3월 개헌특별위원회 구성 논의를 시작하기로 구두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2월 구성할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안에 개헌 관련 소위원회를 둘 것인지 아니면 별도의 개헌특위를 만들지 등 구성 방식에 대해선 여전히 의견이 엇갈린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1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새누리당 지도부에) '2월에 개헌특위를 구성하자'고 요구했고, 이완구 새누리당 대표는 '논의 자체를 막을 수 있겠나. 2월은 너무 이르고 3월 정도에 논의해보자'고 답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 새정치연합의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우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2+2 회동'을 가진 뒤 합의문에서 '야당은 권력구조 개편 등을 위해 개헌특위 구성을 강력히 요구했고, 여당은 개헌의 필요성은 공감하나 어려운 경제 사정 등을 감안해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비공개 회동에서 우 원내대표는 1시간가량 개헌특위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새누리당 측에서도 일부분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원내대표는 당시 합의문에 '추후 논의'라는 문구가 들어간 배경에 대해 "이 원내대표가 '3월'이라고 말을 꺼내기에 '시기를 못 박자'고 했더니 이 원내대표가 '추후라고만 해달라'고 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며 "이 원내대표에게 '임기 전에 개헌특위를 구성하자'고 요구했다"고 했다. 두 원내대표의 임기는 오는 5월 초순까지다.
김 대표와 문 비대위원장 등 양당 대표 역시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우 원내대표는 "김 대표도 개헌 논의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고 했다"면서 "김 대표는 개헌특위를 구성하는 대신 정개특위에서 같이 하자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정개특위 내에 개헌 관련 소위를 두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 원내대표는 "정개특위는 그 자체로 할 일이 많고, 개헌특위는 (따로 꾸려서)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며 정개특위와 별도로 꾸릴 것을 요구했다.
개헌특위 구성에 대한 논의를 3월 시작하기로 했다는 비공식 합의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그는 "(2+2 회동 당시)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할 시기가 아닌 것 같다'고만 답했다"면서도 "야당이 자꾸 개헌을 주장하고 있어서 2월에 또 (개헌특위 구성) 요구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여지를 남겼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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