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일본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비율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지면서 일본 주가가 추가 상승할 수 있을지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닛케이225 지수가 3.02% 급락했던 지난 6일, 도쿄증권거래소에서 거래금액 대비 공매도 금액 비율은 37.8%를 기록했다. 도쿄증권거래소가 2008년 공매도 비율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일본 공적연금이 지난해 자국 주식 투자 비율을 높이기로 결정한 상황에서 공매도 비율이 상승하는 것은 결국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 매도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리오리엔트 그룹의 데이비드 웰치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점점 더 일본 주식에 비관적이 되고 있으며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도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노믹스의 첫 번째, 두 번째 화살인 재정과 통화 정책이 쉬운 것이었다면 세 번째 화살인 구조개혁은 어려운 과제"라고 지적하며 "외국인 펀드매니저들은 구조개혁이 이뤄질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일본 펀드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미국에 상장된 아이셰어 MSCI 재팬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지난 5일 하루에만 무려 2억45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 펀드에서는 지난해 12월에 8억7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올해 닛케이225 지수 수익률도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블랙스톤의 바이런 위엔 부회장은 올해 일본 닛케이225 지수가 보합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지난해 닛케이225가 1만8000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고 실제 닛케이225 지수는 지난해 12월에 1만7935.64까지 올라 위엔의 예상이 거의 적중했다. 닛케이225 지수는 2013년에 56.7%, 지난해에 7.1% 올랐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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