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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600년 흡연 vs 50년 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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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600년 흡연 vs 50년 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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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집착'이라면, 이 정도는 입에 침 좀 발라줘야 한다. "너가 없는 천국에는 차라리 가지 않겠어." "너가 있어야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 전자가 21세기 대표 작가 마크 트웨인이라면 후자는 20세기 천재 아이슈타인의 수사법이다. '너'에 대한 두 거장의 편집적인 애착. 혹자는 이것을 고단한 삶의 '작은 위로'라 말하고, 어떤 이는 인생의 '소박한 즐거움'이라 평한다. 화제 드라마 <미생>에서 오 차장은 일상의 고난과 역경과 분루를 이것으로 치유했으며, 우리 동네 복덕방 김씨 아저씨는 마누라나 술보다 이것을 더 숭배한다. 8㎝ 유혹, 과연 치명적이다.


담배.

해마다 전 세계에서 6조 개비가 제 몸을 불사른다. 길이 5억6327㎞, 지구를 1만3000번 돌고도 남는 양이다. 인류 역사와 함께 해온 술(酒)에는 못 미치지만 15세기 이전부터 인류와 공생해왔으니 흡연 역사도 족히 600년을 넘는다.


그 도도한 궤적에 을미년 벽두부터 균열이 발생했다. 담뱃값 인상 후폭풍은 예상보다 거세다. '한 개비 담배도 나눠 피우는' 사나이들의 우정은 자의반 타의반 쪽박을 찼다. 빌딩 숲 사각지대에서 가열차게 뿜어지던 담배 연기도 슬금슬금 잦아들었다. '금연하라'는 회사 사장과 부인과 여친의 엄포와 잔소리는 기어이 4절을 채우고서야 끝이 난다.


600년 흡연 역사에 비하면 금연 역사는 일천하다. '담배의 나라' 미국은 1960년대 중반부터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사실을 계몽했다. 국내에는 70년대 전파됐다. 국내 자료가 빈약했던 이 무렵 언론들은 미국 자료에 의존해 니코틴이니 타르니 생경한 용어들을 해설하느라 애를 먹었다. 80년대 들어서도 담배 연기 자욱한 버스와 기차와 비행기와 여객선은 보란듯이 땅과 바다와 공중을 누볐다. 재떨이는 '부의 상징'이었고 재떨이 비우는 아이는 '착한 아이'였던 그 시절, 정부는 금연(禁煙)은 상상도 못하고 겨우 절연(節煙)을 캠페인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그로부터 다시 10년이 흐른 1995년, 마침내 국민건강증진법이 제정되면서 금연 역사는 비로소 서막을 열었다.


그리보면 금연 역사는 이제 겨우 20년, 절연 역사와 미국 사례까지 보태야 반백년이다. 600년 흡연 역사는 담배 유혹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증명했다. 50년 금연 역사는 흡연 피해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강변하고 있다. 흡연 역사는 길지만 금연 역사는 이제 시작이다. 괴테 말처럼 '담배는 악마의 저주'인 것을 이제야 우리는 진지하게 각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정일 산업2부장 jaylee@asiae.co.kr<후소(後笑)>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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