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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시트 가능성에 숨 죽인 세계 경제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7초

유로존 통합과 와해의 길목…탈퇴 움직임 전염땐 골칫거리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세계가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 가능성에 숨을 죽이고 있다. 그리스의 운명을 결정할 총선은 3주 앞으로 다가왔다.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에 따른 유럽발 경제위기가 재점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 없지만 세계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할 필요는 있다고 최근 조언했다.

남유럽 재정위기가 한창이던 2012년에도 그렉시트 가능성은 제기됐다. 그러나 문제는 유로존의 경제 체력이 4년 전보다 더 좋지 않다는 것이다.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리스크는 오히려 더 높아졌다. 최근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0.3%까지 떨어졌다. 스페인·키프로스 등 일부 국가는 이미 마이너스 물가를 경험하고 있다. 유럽의 최대 경제국인 독일마저 휘청거리고 있다.

최근 그렉시트 가능성을 촉발한 것은 경제 아닌 정치 문제다. 4년 전에는 그리스의 국가 부도설이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유로존 전역으로 확산됐다. 그러나 요즘은 대통령 선출 실패에 따른 조기 총선 등 정치권 혼란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현재로서는 그렉시트의 실현가능성을 단정하기 어렵다. 그리스 정치권이 선거전에 돌입했지만 결과는 오리무중이다. 긴축정책에 반대하며 구제금융 재협상을 요구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지지율 1위다. 그러나 2위인 여당과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


2009~2011년 그리스 총리를 역임한 게오르게 파판드레우가 지난 2일(현지시간) 창당한 '민주적 사회주의자 운동'도 변수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는 파판드레우 전 총리를 이번 총선의 '와일드 카드'로 꼽았다.


타임스는 민주적 사회주의자 운동이 득표율 4~5%만 얻어도 시리자가 단독 정부를 구성하는 데 실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리자의 선전으로 그렉시트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그리스 경제가 추락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리스발 경제 불안에 가장 먼저 전염될 나라는 이탈리아다. 이탈리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130%로 2010년 그리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영국 소재 거시경제 리서치 업체인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요나단 루안 유럽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중앙은행(ECB)에서 양적완화나 구제금융 같은 대책이 나와도 이탈리아처럼 문제 많은 나라들을 치료하는 데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이에 고무돼 주변국에서 급진 세력들이 유로존 탈퇴를 주장하고 나설 가능성도 있다. 유로존에 더 큰 골칫거리가 될 수 있는 게 스페인의 급진 좌파 정당인 포데모스다. 포데모스는 창당 원년인 지난해 유럽의회 선거에서 5석이나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밖에 프랑스·이탈리아처럼 경기부진이 심화하고 있는 나라들에서도 꾸준히 유로존 이탈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그리스발 악재를 잘 극복하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1999년 출범한 유로존의 통합성이 강화 혹은 와해될 수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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