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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훈칼럼]심판대에 오르는 '초이노믹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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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훈칼럼]심판대에 오르는 '초이노믹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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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저래 뒤숭숭한 연말, 머리도 식힐 겸 쉬운 객관식 문제 하나.


다음에 나오는 '새해'는 언제인가? <새해에는 나라 돈을 풀어서라도 경기를 살리겠다. 무엇보다 내수를 활성화하겠다. 경기회복의 온기가 고루 퍼져 국민이 피부로 실감하도록 하겠다. 성장률 목표 3.9%, 일자리 창출 45만개.> ① 2014년 ② 2015년.

정답은 ①번. 예문은 1년 전(정확하게는 2013년 12월27일) 박근혜정부 1기 현오석 경제팀이 내놓은 '2014년 경제정책방향'의 핵심 내용이다. 그러나 정답을 ①번 하나로 처리하면 큰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예상되는 수순은 이렇다. '2015년 경제정책방향'이 발표된다. 응시자들의 항의가 빗발친다. "②번은 왜 정답이 아닌가. 예문과 무엇이 다른가." 시차는 있지만 틀린 말이 아니다. 논란 끝에 정답은 복수 처리된다. 전례도 있으니까.


돌아보면 한국 경제의 지난 1년은 무상했다. 뚜렷한 성취도, 크게 달라진 것도 없다. 1년 전이나 지금이나 최우선 국정과제는 여전히 경제 활성화다. 삶은 고달프고 앞날은 불투명하다. 웜홀 시간여행을 한 듯 1년의 시차가 압축돼 재현된다.

현오석팀은 2014년 경제정책을 세우면서 의욕을 보였다. 국내외 연구기관의 예측치보다 높게 성장률 목표를 잡았다. 과거 20~30개 수준이던 정책과제도 65개나 선정했다. 하지만 정치권의 반응은 차가웠다. 여당 지도부까지 비판의 날을 세웠다.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구체적이고 뚜렷한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다"며 "박근혜정부 2년차에 성과를 내야 하는데 너무 밋밋하다"고 비판했다. 당시 원내대표는 최경환 의원이었다. 최경환은 7개월 후 박근혜정부 2기 경제팀장이 되었다.


최경환 경제팀은 이달 중 2015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한다. 논평자에서 평가받는 자리로 바뀐 최경환의 카드는 무엇일까. 1년 전 현오석팀을 향해 던졌던 비판의 칼이 그에게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찔리지 않으려면 다부진 준비가 필요하다. 청사진은 구체적이고 뚜렷해야 한다. 밋밋하면 안 된다. 톡톡 튀고 국민의 입맛에 착 감기는 정책이 필요하다. 박근혜정부 3년차, 눈에 보이는 성과를 올려야 한다. 그것이 그가 공격한 전임 1기 경제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경제 환경의 어려움은 누구나 안다. 난국을 강조한다고 해법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절망을 뒤집어서라도 희망의 화살을 찾아내야 한다. 그런 역발상의 전략이 없다면 최경환 팀의 경제정책도 결국 '밋밋한 정책'의 테두리를 맴돌 것이다.


예컨대 '신(新)3저' 현상도 쓰기에 따라 필살의 화살이 될 수 있다. 기름 값이 폭락했고 금리는 사상 최저다. 달러화 강세로 달러ㆍ원화 가치는 하락세로 반전됐다. 유가 하락과 초저금리는 기업의 생산원가와 금융비용을 떨어뜨린다. 기업가 정신과 정부의 유인책이 잘만 결합하면 투자심리를 살려낼 수 있는 호기다. 달러화 강세는 엔저현상의 역풍을 막아낼 방패다.


국회도 최 부총리의 손을 들어주었다. 새해 예산으로 "곳간을 풀어 경기의 불씨를 살리겠다"는 데 힘을 실었다. 초이노믹스의 야심작이라는 기업소득환류세제 등 가계소득 증대 3개 패키지 법안도 통과시켰다.


최 부총리는 취임 초 "가지 않은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용기 있는 선언이었다. 그 길이 무엇이며, 어떤 종착점에 이를지는 내년 경제운용에 달렸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가처럼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최고의 정책이 될 것인가. 미국의 신문 월스트리트저널의 저주처럼 초이노믹스가 아베노믹스의 이복형제로 전락할 것인가. 밋밋하지 않은 경제정책의 진수는 무엇인가. 최경환호의 '2015 경제정책방향'을 주시한다.






박명훈 주필 pm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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