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로 올들어 살처분한 오리와 닭이 15000만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말까지 고병원성 AI 감염 등을 이유로 살처분한 오리와 닭은 1446만마리로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다. 앞서 2008년 1020만4000마리를 살처분한 것이 가장 많았다.
AI는 올초 2년8개월만에 재발했다가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여 농식품부가 9월4일 축산농가 이동제한을 완전히 풀며 사실상 '종식 선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불과 20일만에 전남 영암 오리농장에 이어 전남의 나주·곡성·보성 지역 사육농가까지 AI감염이 판명됐고 지난달에는 전북 김제와 경북 경주 토종닭까지 AI에 감염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달에는 독일,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의 가금류에서 고병원성 AI(H5N8형)가발생했고 우리와 인접한 일본의 야생 조류에서도 고병원성 AI가 확인됐을 뿐만 아니라 국내 철새에서도 저병원성 AI가 발견되기도 했다.
농식품부는 살처분 보상금으로 지금까지 1251억원을 지급했고, 9월 이후 피해와 소득·생계안정자금, 매몰비용 등 다른 비용을 고려하면 피해보상 규모는 훨씬 더 커질 전망이다.
이외에도 돼지 구제역이 지난 7∼8월 영남지역 양돈농가 3곳에서 발병한 후 주춤하다 지난 3일 충북 진천에서 재발했다.
농식품부는 구제역 혈청형이 국내에서 백신 접종 중인 O형인 만큼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지만 돼지유행성설사병(PED)이 본격 확산하는 겨울철까지 겹쳐 돼지 사육농가에 올겨울은 가장 힘든 시기가 될 전망이다.
지난 5월말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확보했던 우리나라는 구제역 발병으로 청정국지위를 잃어 수출을 통한 판로 확대 기대가 꺾인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AI 등 동물질병의 경우 축사 안에 전염되는 것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한 만큼 차단방역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AI와 구제역 등 동물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내년 5월까지를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정하고 방역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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