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러시아 베링해에서 침몰한 명태잡이 트롤어선인 '501오룡호' 실종 선원 52명에 대한 구조ㆍ수색작업이 진행 중이나 추가 구조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2일 오전 9시40시 현재 501오룡호 선사인 사조산업이 부산시 서구 남부민동 부산지사에 마련한 사고대책본부는 "사고해역에서 선박 4척이 구조ㆍ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실종된 선원을 추가로 찾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조ㆍ구색작업은 러시아 선박이 지휘하고 있으며, 선박들은 4마일을 기준으로 4개 구역으로 나눠 수색 중이다.
사고 해역의 바람은 초속 15m 안팎으로 사고 당일인 1일 오후 1시40분께(25∼27m)에 비해서는 약해졌지만 여전히 파도가 4m 정도로 높게 일어 구조ㆍ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인근 선박들도 사고 해역으로 항해 중이나 기상 조건이 좋지 않아 추가 투입이 늦어지고 있고, 바다 밑 수색 작업은 검토하지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알래스카 사이에 있는 베링해에서 침몰한 501오룡호에는 한국 11명, 필리핀 13명, 인도네시아 35명, 러시아 국경수비대소속 감독관 1명 등 총 60명이 탑승했다.
1일 오전 501오룡호는 고기 처리실에 어획물을 넣는 작업을 하던 중 한꺼번에 많은 물이 들어오면서 배수기가 막혀 배가 기울기 시작했고, 선원들이 배를 세우려고 노력해 어느 정도 복원됐다고 판단, 펌프로 배수작업을 했으나 갑자기 배가 심하게 기울어 퇴선명령이 떨어지고 탈출했다. 501오룡호에는 20명 정원인 구명뗏목 4대와 16명 정원의 구명 뗏목 4대 등이 비치돼 있었지만 선원들은 뗏목을 미처 사용하지 못하고 구명동의를 착용하고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3시10분께 러시아 선박 2척으로부터 외국인 선원 7명과 한국인 선원 1명 등 8명이 구조됐으나, 한국인 선원은 저체온증으로 구조 직후 사망했다. 숨진 한국인 선원의 신원은 아직 불분명한 상태다. 임채옥 사조산업 이사는 "선원들의 이력서 사진을 사고 현장에 있는 배로 보내 숨진 선원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는 실종 선원 가족들은 추가 구조소식이 들려오지 않자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현재 사고대책본부에는 사조산업 직원들이 사고현장에서 수색 중인 선박의 위성전화를 이용해 구조ㆍ수색작업 상황을 파악하는 등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한편 침몰한 501오룡호는 명태를 주로 잡는 트롤어선이다. 총 t수는 1753t급이며, 1978년 1월 건조된 노후 선박으로, 최대 승선인원은 70명이다. 501오룡호는 2010년 사조산업이 스페인 업체로부터 구입한 것으로 구입 전인 2003년 스페인 업체가 리모델링 공사를 했다. 501오룡호는 태평양 중부에서 조업을 마치고 지난 7월2일 부산에 입항해 잡은 고기를 하역했으며, 기본적인 점검을 마치고 7월10일 다시 출항했다. 501오룡호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12월 말까지 조업한 후 내년 1월10일께 부산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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