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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착공한 ‘인천로봇랜드’…민자유치 실패로 ‘산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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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공모사업 선정후 이중계약으로 수년간 진척 없어… 민간재원 확보 못한 채 지난 9월 착공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야심차게 출발했던 ‘인천로봇랜드’ 조성 사업이 정부 지정 5년여 만에 겨우 건축공사에 착공했지만 사업비의 70%를 차지하는 민간재원을 확보하지 못해 지지부진하다.


인천시와 함께 로봇랜드 사업에 뛰어든 경남 마산시 역시 사업을 주도한 민간투자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공사가 중단되는 등 세계적인 로봇 종합테마파크가 자칫 장밋빛 청사진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천로봇랜드는 청라국제도시 내 원창동 76만7000㎡ 터에 로봇산업진흥시설(로봇연구소·로봇전시관)과 유원시설(테마·워터파크), 부대시설(콘도·상업시설)을 2016년까지 조성하는 사업이다. 로봇관련 기업들의 제품개발은 물론 로봇기술 전시·체험·교육이 한데 어우러지는, 로봇을 주제로 한 세계 최초의 테마파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 주체는 ㈜인천로봇랜드로, 인천시 출연기관인 인천정보산업진흥원과 인천도시공사가 53%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7개 건설사가 민간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정부 주도로 시작된 사업으로 인천시는 공항과 항만 등의 장점을 내세워 2009년 공모사업에서 선정됐다.


사업계획을 발표하면서 인천시는 로봇랜드가 조성되면 인천이 전세계 로봇문화을 선도하고, 50여개의 기업체와 연구기관 입주로 4000명의 일자리 창출과 2조7000억원의 생산 유발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잔뜩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공항과 인접한 청라국제도시의 지리적 이점으로 중국을 비롯한 많은 해외 관광객이 인천을 찾을 것이라며 고무적인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후 사업 추진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사업부지에 대한 이중계약 문제로 정부의 로봇랜드 조성실행계획 승인이 지연되면서 수년간 아예 진척이 없었다. 애초 사업부지는 LH가 먼저 ㈜한양과 레저파크 사업을 하기로 돼 있었는데 인천시가 ㈜한양과 이중계약을 맺으면서 법적소송이 야기될뻔 했다. ㈜한양이 LH와의 사업권을 포기하면서 일단락됐지만 이 때문에 2년간을 그냥 흘려보냈다.


2013년 11월에 기반시설공사를 시작으로 사업의 물꼬를 트긴 했지만 이번엔 민간사업자를 확보할 수 없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월에 우선 로봇연구소·로봇산업지원센터 등 공익시설 공사부터 시작해야 했다. 건축공사 착공이 더이상 늦어지면 이미 확보한 국비를 반납해야 하고 2016년 완공시기도 맞출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간사업자가 뚜렷이 나서지 않는 한 인천로봇랜드의 장래는 불투명하다. 총 사업비(7584억원) 중 민간투자(5514억원) 비중이 절대적인 사업이기 때문이다. 최근 로봇랜드 내 유원시설과 부대시설에 투자키로 한 중국 기업 한중풍정유한회사가 발을 빼면서 민간투자자 확보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형편이다.


한중풍정유한회사는 사업건설자금 5400여억원을 책임지기로 하고 테마파크 시설 부지 개발 공정률에 따라 최대 1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내 금융권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재원을 조달하는 데 실패하면서 민간자본 유치가 무산됐다.


애초 ㈜인천로봇랜드에 참여한 국내 7개 기업이 직접 투자를 꺼리면서 중국 등 외국자본 유치에 나섰으나 결국 이마저도 실패하면서 사업추진에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로봇랜드 내 유원시설과 부대시설 조성은 당초 2016년 말에서 상당 기간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민간출자가 53.6%를 차지하는 마산 로봇랜드 역시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공사에 착수했지만 민간 투자자인 울트라건설이 지난달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현재 공사가 완전 중단된 상태다.


경남도는 컨소시엄 지분율이 두 번째로 높은 SKC&C(8.7%)가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협의할 계획이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민간 사업자 지정을 취소하고 신규 사업자를 공모할 방침이다.


이처럼 국내 로봇랜드 조상 사업이 민간투자에 차질을 빚으면서 애초 사업성 논란이 컸던 로봇랜드를 유치하는 게 타당했느냐는 지적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2009년 인천시와 경남 마산시가 로봇랜드 조성지역으로 지정될 당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낮다는 결론이 나와 정부와 지자체가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다는 우려가 있었다.


아직 국내 로봇산업 시장 규모가 작다 보니 경제성·타당성을 의미하는 비용편익(B/C)이 손익분기점인 1.0에 못 미치는 0.94(인천), 0.85(마산)가 나왔지만 로봇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키려는 정부정책에 따라 사업추진이 강행됐다.


인천시 관계자는 “정부의 로봇산업 육성 정책에 따라 수익성 보다는 세계 로봇산업 을 선도하자는 취지에서 추진된 사업”이라며 “민간재원 확보가 어려워 사업이 지연될 수 있지만 부동산 투자박람회 등을 통해 민간투자자를 적극 물색하고 새로운 민간투자기업 공모 절차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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