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6 적용땐 내년 차값 1000만원 오른다네
연말 대형상용차 구입 나서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경유차량 배출가스를 규제하는 유로6 적용을 두 달 앞두고 대형상용차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6 규제를 맞추기 위해 최신 장비가 들어가 차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상 전에 미리 구입해두려는 움직임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대형 트럭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2만365대가 팔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타타대우의 올 1~9월 내수판매량은 510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 증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형 상용차는 통상 소비자가 사전 주문한 내용에 따라 생산일정을 맞추는데 올해의 경우 3월에 이미 연간 생산가능한 주문물량을 전부 받았다"고 말했다.
개별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는 수입 대형상용차업체의 판매량도 올해 상당히 늘어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벤츠 트럭과 스카니아, 볼보트럭, 만트럭 등 주요 수입 상용차업체의 올해 1~10월간 늘어난 등록대수는 지난해 연간 증가치보다 많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폐차 등 자연감소분을 고려하면 이들 업체들은 매해 400~600대 정도를 국내에서 파는 것으로 추산된다. 볼보트럭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유로6 도입으로 가격이 얼마나 오를지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며 "이로 인해 올 들어 수요가 많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수요증가의 주 요인은 내년부터 적용되는 유로6가 꼽힌다. 이는 디젤엔진 차량이 배출하는 가스 가운데 특정물질이 일정수준을 넘지 못하게 한 제도로 유럽에서는 이미 도입됐으며 국내에서도 내년 초부터 차종별로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중대형 상용차는 당장 1월부터, 승용차(RV 포함)는 내년 9월 이후 판매차량부터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유로5와 비교하면 차량이 배출하는 질소산화물과 분진의 양을 각각 80%, 60% 수준까지 줄여야 해 완성차 메이커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다. 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아예 차량을 팔 수 없다.
유로6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별도 장치가 들어가는 만큼 차값 인상과 직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산차업체나 외국업체가 유로6 기준을 충족하는 대형 상용차를 판매하고 있지는 않지만 일부 차종은 1000만원 이상 오를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유로6가 내년 1월 도입된 이후에도 내년 상반기까지 기존 유로5 차량 판매가 가능하지만 인상 전에 미리 사두려는 '사재기'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화된 배출가스 기준을 맞추기 위해 차량부품 가운데 가장 비싼 엔진가격만 5% 이상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매연저감장치 등도 개당 수백만원에 달해 차값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유로6 디젤엔진 차량이 배출하는 가스 가운데 특정물질이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게 한 제도로 유럽에서는 이미 도입됐으며 국내에서도 내년 초부터 차종별로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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