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주한미군 기지의 재배치는 한국의 미군 기지 이전 요구와 미군의 파병군 재배치 계획(GPR)이 맞물리면서 시작됐다. GPR은 미국이 2003년에 발표한 계획이다. 당시 미국은 해외주둔 미군이 2차대전 이후 냉전시대에 맞게 서유럽과 동북아지역에 집중배치돼 새로운 안보환경에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2001년 9ㆍ11사태가 발생하면서 대량살상무기(WMD), 테러 등 새로운 위협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GPR계획은 미군의 전세계 배치지역을 4단계로 나눴다. 대규모 병력과 장비의 근거지로 중추기지 역할을 맡는 전력투사근거지(PPH), 대규모 병력이 장기주둔하는 상설기지인 주요작전기지(MOB), 소규모 상주 간부와 상당수 교대병력이 근무하는 기지인 전진작전거점(FOS), 소규모 연락요원 또는 훈련장 정도의 시설을 유지하는 기지인 안보협력대상지역(COS)이다. 한국은 MOB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도 이전계획을 세웠다. '용산기지이전계획(YRP)'과 전국에 산재한 미군 기지를 재배치하는 '연합토지관리계획(LPP)'이다.
한미는 2003년 5월15일 한미정상회담에서 YRP에 합의했다. 협의과정에서는 한미연합사의 잔류부지 규모, 청구권과 영업손실보상 문제, 이전비용, 반환기지의 환경오염 처리 등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됐다. 2004년 10월26일 윤광웅 국방부 장관과 라포테(LaPorte) 주한미군사령관은 1990년 기존합의서를 대체하는 '용산기지 이전협정(UA/IA)'에 최종 서명했다. 전국에 있는 주한미군이 배치될 평택미군기지의 넓이는 캠프 험프리즈를 포함해 444만평이다. 인근 20㎞ 이내에 위치한 오산 미공군기지와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와 동시에 작전을 수행할 수 있어 종합사령탑의 역할을 담당하는 동북아 전략요충지로 자리잡는다.
LPP가 논의된 가장 큰 이유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미군 기지와 훈련장을 통ㆍ폐합해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주한미군부대 인근 주민들의 민원을 대폭 줄이기 위해서다. 당시 주한미군은 전국에 91개 구역에 산재된 주한미군 공여 부지를 2개 권역, 16개 지역, 49개 구역으로 재배치하기로 했다. 한미는 미군이 사용하고 있는 2억4000여만m²(7319만 평) 중 1억6532만m²(5000만평)를 한국군에 반환하고, 7666만m²(2319만평)는 주한미군이 계속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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