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현대자동차 노동조합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불거지면서 추석 전에 임금협상을 마무리 지으려던 계획이 무산될 전망이다. 사측은 잠정합의안을 내지 못한 데 대해 노조 측에 유감을 표명했다.
3일 현대차는 전일 오후 교섭이 중단된 데 대해 "잠정안 마련을 목전에 두고 노측 교섭위원조차 인정할 정도로 격심한 노노(勞勞)갈등 때문에 결론을 짓지 못한 데 대해 심한 허탈감과 유감을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달 협상 결렬 이후 부분파업 등을 거치면서도 꾸준히 머리를 맞대고 임협에 임해왔다. 전일 오전부터 12시간 넘게 이어진 마라톤 교섭에서는 그간 노사간 접점을 찾지 못했던 통상임금 확대방안과 관련해 진전이 있다는 내용이 외부로 흘러나왔고, 이에 각 공장별 대의원이 회의장 인근에 모여 교섭을 방해했다.
노조 내부에서도 의견일치를 못 봐 현 집행부가 사측과 합의하고 있는 내용을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였다. 노사는 이날 교섭에서 통상임금 확대방안과 관련해 특정시한을 못 박아 추가로 논의하는 안 등에 대해 의견을 모아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사 교섭단이 세달간 심혈을 기울여 협상을 마무리 지을 단계에 일부 제조직이 잠정합의를 저지하기 위해 교섭장 앞에서 집단시위를 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노조 내 일부 세력의 집단행동으로 이경훈 노조위원장은 '잠정 중단'을 선언하고 회의장을 빠져나왔다. 통상 의견차가 클 때 '결렬'이라고 한 점을 감안하면 추가로 협상에 임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지만 추석 전까지 남은 기간이 사흘에 불과해 임협타결은 명절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회사는 임금체계개선위원회를 구성해 ▲총비용을 포함한 기본급 비중 향상 ▲직군ㆍ근무형태별 기존임금 수준과 형평성 ▲입법 추이 ▲기업별 소송결과 및 정리방식 ▲수당체계 간소화 ▲해외 경쟁사 등 선진업체 임금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상임금을 논의할 것을 노조 측에 제안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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