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영국 런던의 보리스 존슨 시장이 개혁되지 유럽연합(EU)에 남는 것보다 EU를 탈퇴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존슨 시장이 보수당 내에서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힌다는 점에서 존슨 시장의 이번 주장은 적지 않은 파장을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존슨 시장은 런던시의 EU 개혁방안 보고서를 통해 EU 탈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존슨 시장은 "EU 사회정책에 따른 비용, EU 경제의 침체, 불합리적인 많은 규제 등을 감안했을 때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 EU에 남는 것보다 그만두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 분명해진다"고 밝혔다. 그는 "EU에서 탈퇴할 경우 우리가 개혁을 이끌 수 있다는 점에 의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앞으로 20년간 영국에 가장 유리한 시나리오로 개혁된 EU에 남는 상황을 꼽으면서도 자유교역이 보장된다면 탈퇴도 나쁘지 않다며 '탈퇴 차선론'에 힘을 실었다.
제러드 라이언스 런던시 수석 경제자문관은 "EU를 획기적으로 개혁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EU와 좋은 경제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탈퇴하는 것도 차선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영국이 EU와 개혁 협상에 성공하면 런던시의 경제규모(GDP)가 현재 3500억파운드(약 608조원)에서 20년 뒤에는 6400억 파운드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달리 개혁 협상이 불발하면 런던시의 경제규모는 2034년에도 4950억 파운드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EU에서 탈퇴하더라도 개방적인 교역 관계를 유지한다면 런던시는 20년 뒤에도 6150억 파운드 규모의 경제를 유지해 자립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영국이 EU에서 탈퇴함으로써 EU와 교역에 장벽이 생기는 상황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분석됐다. 이 경우 수도 런던에서만 120만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존슨 시장은 오는 6일 런던 금융시장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 같은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한 EU 개혁 구상을 밝힐 계획이다.
영국에서는 금융위기를 거치며 반유럽, 반이민 정서가 확산해 EU 탈퇴 여론이 높아가고 있다.
보수당을 이끄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당 안팎에서 거세지는 EU 탈퇴 여론 돌파를 위해 EU와 협정개정을 추진해 2017년까지 EU 탈퇴 국민투표를 시행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해 놓은 상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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