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1967년 아프리카 자이르(Zaire)의 군부대에서 의무의 출혈열이 발생했다. 긴급 의료 지원을 요청받은 미군은 상황의 심각성을 느끼고 혈액만 채취한 뒤 군부대에 폭탄을 투하해 몰살시킨다. 그로부터 30년 후 자이르에서 다시 출혈열이 발생, 감염자들은 전원 사망한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실험용으로 생포한 원숭이가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전염은 급속도로 확산된다. 에볼라 바이러스를 다룬 영화 ‘아웃브레이커’가 현실화될 것인가?
에볼라 바이러스가 발병한 서아프리카에서 의료봉사를 하던 미국인 의사가 에볼라에 감염된 본국으로 이송되면서 미국 전역이 공포에 휩싸였다.
2일(현지시간) 미국의 보도전문채널 CNN에 따르면 에볼라에 감염된 켄트 브랜틀리(33) 박사는 이날 특수 민간 항공기 편으로 조지아주 매리에타에 있는 도빈스 공군기지에 도착하자마자 앰뷸런스로 에모리대 병원으로 후송됐다.
선교단체 소속인 브랜틀리 박사는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환자를 돌보다 감염됐다. 이단체 소속으로 역시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에 감염된 또 다른 미국인 낸시 라이트볼(60?여)도 곧 같은 병원으로 후송돼 격리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에모리대 병원 측에선 브랜틀리 박사를 비롯한 감염 의료진을 격리 치료하는 만큼 에볼라가 미국 전염으로 확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브랜틀리 박사는 미국 본토 최초의 에볼라 환자인 만큼 여론은 녹록치 않다. CNN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브랜틀리 박사의 이송 과정을 상세하게 보도하며 전염 우려를 전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감염될 경우 치사율이 90%에 이르는데다, 아직까지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그동안 에볼라 백신을 연구하던 국립보건원이 다음 달 임상시험에 나서지만, 임상 결과는 내년 1월께나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라이베리아, 기니, 시에라리온 등 서아프리카 지역에 지난 2월부터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해 지금까지 1300여명이 감염되고 이 중 700여명이 숨졌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