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삼성전자 휴대전화 9500만대·태블릿PC 800만대 판매
"수요 늘겠지만 가격경쟁 심화…실적 개선 가능성 불투명"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폰쇼크'로 2분기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부문의 하반기 실적개선 가능성 역시 불투명하다는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2분기 문제가 됐던 중국 등 신흥시장 재고는 출하량을 조절하고 소비자 판매를 위한 프로모션을 확대해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맞췄으나, 제품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 부정적이라는 진단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약진이 이같은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31일 삼성전자는 2분기 IM 부문의 영업이익이 4조42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동기 6조2800억원 대비 29.6%, 전분기 6조4300억원 대비 31.2% 급감한 수치다. 2분기 IM 부문의 매출액은 28조45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9% 줄었다. IM 부문의 부진에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 역시 7조19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5%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2분기 결산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IM 부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감소한 점을 들었다. 삼성전자는 "재고증가에 따른 스마트폰·태블릿 판매 감소와 갤럭시S5 확판·재고 감축을 위한 비용 증가로 실적이 하락했다"며 "스마트폰은 중국시장의 3G 물량의 수요부진, 가격경쟁 심화가 타격이 됐고 유럽시장 역시 수요 약세 속 중저가 판매량이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는 중국시장 등에서 3G 폰 재고 처리를 위해 2분기 공격적인 가격 전략을 펼쳤다.
삼성전자는 2분기 휴대전화 판매량은 9500만대로, 이 가운데 스마트폰은 70% 후반대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78~79% 수준이라고 보면 7410만~7505만대가 판매된 것이다. 태블릿 역시 교체수요 미흡 등 전반적 수요약세로 판매량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태블릿은 2분기 800만대 판매에 그쳤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7430만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0만대 감소한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5.2%로 7.1%포인트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 기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화웨이·레노버 등 중국 업체들은 급성장했다. 화웨이의 출하량은 지난해 2분기 1040만대에서 올해 2분기 2030만대로 95.1% 증가했고 시장점유율도 4.3%에서 6.9%로 늘었다. 레노버 역시 판매량은 1580만대로 38.7% 늘고 시장점유율은 4.7%에서 5.4%로 상승했다. 경쟁사인 애플 역시 점유율은 11.9%로 1.1%포인트 떨어졌으나 판매량은 3510만대로 12.4% 증가했다.
중국 기업들의 약진으로 하반기 스마트폰 가격 경쟁 역시 심화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대화면 플래그십 외에도 새로운 디자인과 소재를 적용한 신모델 출시와 함께 제품·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중저가 모델 라인업 강화도 추진할 방침이다. 또 중국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에서 프리미엄에서 보급형 제품까지 경쟁력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시장 상황으로 삼성전자는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영향으로 실적 개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봤다.
시장에서도 하반기 스마트폰 부문이 실적개선에 기여하는 강도는 세지 않을 것으로 봤다. 3분기 IM 부문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4조원 중반선 전후로 형성돼 있다. 이세철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하반기 최근 스마트폰 업황 약세를 감안해 하이엔드뿐 아니라 중저가 라인업도 강화하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면서도 "3분기부터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나, 스마트폰 실적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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