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 일대 지역주택조합 내 시프트 눈길… 일반 사업장보다 더 낮게 공급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조합주택은 주민이 직접 토지를 매입해 주택을 건립하는 방식이어서 저렴한 분양가가 책정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에 들어서는 시프트 역시 주변 시세를 반영, 타 지역 시프트보다 저렴하게 공급된다.
2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동작구 신대방동 355-30 일대를 개발하는 지역주택조합이 대규모 시프트 공급에 나선다. 지하철 7호선 신대방삼거리역과 인접한 역세권 시프트라는 게 특징이다. 200여가구가 넘는 물량이 조합주택에서 공급되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목을 끈다.
지역주택조합이란 무주택자나 소형주택(전용면적 60㎡ 이하)을 1가구 소유하고 있는 지역주민이 조합을 구성하고 토지를 매입해 등록업자와 공동으로 주택을 건립하는 방식이다. 시행사 이익분, 토지금융비 등이 절감돼 일반분양 대비 저렴한 분양가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어 최근 들어 공급이 늘고 있다. 이렇다보니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이 부진한 틈을 타 '틈새상품'으로 자리잡는 추세다. 땅값이 비싼 서울의 경우 지방보다 물량은 적지만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중소형 단지에서 대단지로의 확산이 눈에 띈다.
특히 서울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대부분 시프트 물량이 계획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용적률을 높여 사업성을 개선하고자 조합에서 완화 혜택을 받은 뒤 일부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 현재 동작구 신대방동 신대방삼거리역 인근에 추진 중인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총 935가구 가운데 59㎡이하 187가구, 84㎡이하 44가구 등 231가구가 시프트다. 재건축 시프트 등보다 훨씬 큰 규모다. 최고 38층짜리 주상복합 내 시프트라는 점도 시프트 입주예정자들의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또한 지역주택조합 시프트의 경우 기존 역세권 시프트보다 공급가가 낮을 것으로 예상돼 주목받는다. 지역주택 조합원들은 1000만원 안팎의 초기 운영비만 내고 사업에 착수하는데, 여기에 시행사나 조합 대행사 등이 가져가는 일정 수준의 수수료를 빼면 다른 아파트 사업처럼 조합이나 시공사가 이윤을 많이 남길 필요가 없다. 이로써 땅값과 건축비 원가에 아파트를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반 시프트가 주변 시세의 70~80%선에서 공급되는 점을 감안하면 지역주택조합 내 시프트는 이보다 10~15% 더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신대방동보다 앞서 시작한 성산동과 중화동 사업장도 시프트가 계획된 지역주택조합이다. 경의선 가좌역 역세권인 성산동 134일대에서는 시프트 41가구를 포함한 총 253가구가, 중앙선 중랑역 역세권인 중화동 325에는 시프트 47가구 등 총 375가구가 공급된다. 두 곳 모두 역세권인 데다 뉴타운ㆍ재개발 구역과 인접해 편의시설 이용이 수월하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다만 공급 일정에 있어 일반 사업장보다 변수가 많다는 점은 확인이 필요하다. 조합원이 모집되지 않을 경우 자금 충당이 어렵고 사업 지연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기존 조합원들이 떠안게 돼 사업기간이 늘어난다. 여기에 토지매입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수년간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저렴한 분양가 등의 장점으로 최근 추진 사업장이 늘고 있는 데다 용적률 혜택을 받고자 임대(시프트)를 넣겠다는 곳도 확산되는 추세"라며 "하지만 시프트 청약을 준비 중인 사람들은 공급시기와 규모 및 공급가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한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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