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이스라엘의 공습과 지상군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800명 이상이 사망한 반면 이스라엘의 피해는 미미하기만 하다.
2012년의 가자지구 공습 때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피해를 주지 못했다. 당시에도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1000번의 로켓 공격을 감행했지만 갓 배치된 이스라엘의 방어 시스템 '아이언돔'의 방패는 너무나 강했다.
이는 지난 2006년의 상황과도 대비된다. 당시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목표로 한달간 지속된 이스라엘 레바논간의 전쟁 때만해도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수도 텔아비브를 향해 발사한 단거리 로켓 공격에 두려워해야 했다. 로켓 공격으로 사망한 이스라엘인의 수는 약 40여명이었고 1400명이 부상했다. 레바논 전쟁에서 사실상 참패한 이스라엘은 국방장관과 군수뇌부가 책임지고 사퇴해야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이스라엘은 독자적인 미사일 요격 시스템 마련에 돌입했다. '아이언돔'은 4~70㎞ 밖에서 날아오는 단거리 로켓을 미사일로 요격해 막는 시스템이다.
2010년 미국 정부의 2억달러 예산지원에 힘입어 이스라엘은 아이언돔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마침내 2011년 첫 포대를 설치했다. 이후 꾸준히 늘려 현재 7개 대대를 운영중이다. 지금도 미국은 아이언돔에 대해 지속적인 예산 지원을 계속 하고 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미사일 방어시스템 아이언돔이 90% 이상의 적중률로 자국국민들을 보호하고 있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이에 반박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아이언돔의 적중률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의 지적을 소개했다.
이들의 주장은 이렇다. 아이언돔의 가장 큰 문제는 실제 발사 현장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정확히 발사가 되면 요격 미사일은 공중의 목표물을 향해 정확히 날아 간다. 비행운도 길지 않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요격 미사일은 목표물을 찾아 포물선을 그리며 목표물의 좌우나 뒤쪽으로 따라가는 경향을 보인다.
정면에서 정확히 요격되지 않은 로켓은 공중에서 완전히 파괴되지 않는다. 이 경우 탄두가 땅에 떨어진다. 만약 도심지라면 상당한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를 제기하는 보고서를 작성한 과학자인 리차드 로이드는 아이언돔을 흠집내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전제하면서 "아이언돔의 문제를 파악해 도움을 주려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군수 업체 레이시온 출신의 로이드와 MIT대학 교수인 테오도어 포스톨은 2012년 이후 아이언돔의 실제 효용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 중이다. 그는 지난 5월 미 국방부를 통해 발표된 아이언돔에 대한 보고서는 전적으로 공개된 문서들과 목격담에 근거한다고 있다고 설명한다.
포스톨 교수는 "아이언돔은 마치 야구 경기의 외야수가 타구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낙구 지점에서 우왕좌왕하다 공을 놓치는 경우와 같다"고 설명한다.
또 다른 문제는 아이언돔 시스템 자체가 아니라 아이언 돔 장비의 규모가 이스라엘 전역을 방어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아이언돔의 비용 부담은 상당하다. 지금도 7개 대대 배치에 그치고 있다. 촘촘하게 배치돼 있지 않다 보니 원거리에서 발사된 로켓을 방어하기 위해 정면이 아닌 측면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생기고 정확한 요격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들의 주장대로 아이언돔의 명중률이 낮다면 어떻게 이스라엘의 피해가 극히 미미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하마스가 자체 제작해 발사하는 로켓의 추진력이 부족해 이스라엘까지 도달하지 못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의 사전 경고 시스템과 방공호가 잘 구축돼있다는 점도 이스라엘의 피해를 줄이는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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