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영국 맨체스터에서 세 번째 ‘두산 글로벌 비즈니스 포럼’ 개최
- 존 메이저 전 영국총리, 특별연설에서 세계 지정학적 리스크 진단
- 전 미 재무장관 로렌스 서머스, 2013 노벨 경제학상 로버트 쉴러 등 연사로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존 메이저 전 영국 총리, 미국 재무부 장관을 지낸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를 비롯한 세계 지도자와 석학, 세계적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내년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향후 5년을 낙관할 수 없다는 암울한 경고를 내놨다.
두산그룹은 세계 지도자들이 모여 세계정세와 경제를 진단하고 미래 경영환경을 전망한 '2014 두산 글로벌 비즈니스 포럼'이 18일(현지 시각)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렸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포럼은 2012년, 2013년에 이은 세 번째 포럼이다. 제1회 포럼에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2회 포럼에는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등이 참석해 세계 경제와 지정학적 이슈, 미래 기술환경 변화 등을 주제로 포럼을 가졌다.
올해 포럼에는 또한 로봇공학 및 인공지능 전문가인 다니엘라 러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MIT) 교수, 전기차 업체 테슬라모터스를 공동창립한 JB 스트라우벨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연사로 나섰다. 글로벌 ISB 기업 대표, 세계적 금융그룹 CEO, 에너지업계 인사 등 미주,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각지의 인프라ㆍ기술정보(IT)ㆍ금융 업계 유력인사 50여 명이 참석해 발표를 경청하고 질의응답을 펼쳤다.
특히 존 메이저 전 총리는 특별연설에서 "미국, 중국, 유럽 사이의 공통된 이해관계가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세계 지정학적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진 '세계 비즈니스 환경' 세션에는 로렌스 서머스 교수와 로버트 쉴러 교수가 발표자로 나서 세계 경제 현주소를 진단했다. 서머스 교수는 "경기침체(stagnationㆍ장기 경제 침체) 가능성을 언급하고 수요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프라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버트 쉴러 교수는 "세계 경제 침체의 원인은 전쟁, 정치적 분쟁, 투기적 거품 붕괴 등 다양하지만, 근간에는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이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제의 호황과 불황을 일으키는 것은 다름 아닌 경제주체인 인간의 심리"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기술 발달이 가져오는 세계 경제의 미래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다니엘라 러스 교수(MIT 컴퓨터과학 및 인공지능 연구소장)는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의 발달이 미래 산업 및 생활에 가져올 변화에 대해 예상"하면서 "인공지능이 결합한 산업용 로봇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실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슬라모터스의 스트라우벨 CTO는 "전기자동차 시대는 반드시 온다"면서 전기자동차(electronic vehicles)가 앞으로 에너지, 제조 등 인프라 산업에 미칠 영향에 관한 전문가로서의 견해를 밝혔다.
이날 포럼장에서 실시한 경제 전망 조사에서 "참석자들은 대부분 2015년에 세계 경제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앞으로 5년을 볼 때는 낙관만 할 수는 없다"고 내다봤다. 또한, 중국 경제에 대한 예상을 묻는 말에는 "중국이 1~2년 안에 경착륙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개회사 및 폐회사에서 "이번 포럼을 통해 지정학적 위험들을 짚어봤고,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확인했으며, 신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될 것임을 확신했다"면서 "급변하는 환경에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포럼이 열린 맨체스터 인근 리버풀에서는 두산이 후원한 '디 오픈 챔피언십'이 17~20일 나흘간 열렸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