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뷰앤비전] 효율적 시장에 맡길 일, 따뜻한 사람에게 맡길 일

시계아이콘01분 52초 소요

[뷰앤비전] 효율적 시장에 맡길 일, 따뜻한 사람에게 맡길 일 김흥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
AD

치약이 또 바뀐 것 같다.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는 것은 하도 자주 바뀌어 정말 바뀌었는지 자신 없기도 하지만 치약의 성분과 효능까지 바뀌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대개는 치약의 본질과 상관없는 색깔, 치약 속의 띠(어떻게 넣었을까 항상 궁금하다), 뚜껑 모양, 몸체 디자인 등이 수시로 바뀐다. 슈퍼마켓의 세일 내용에 따라 아예 상표 자체가 바뀌는 경우도 있다. 제품의 수명 주기는 짧아지고 소비자의 상표 충성도는 낮아지는 것 같다.


면도기도 그렇다. 옛날에는 면도기, 면도날의 대명사로 상표명이 쓰인 적이 있었다. 손잡이 끝을 돌려 면도기를 여닫고 넓적한 양날 면도날을 넣어 썼다. 요즘은 겹날로 시작해서 다섯 날의 면도기까지 나오고 있다. 면도날과 면도기를 연결하는 방식도 상표마다 죄 다르다. 면도날을 판매할 목적으로 면도기 증정 행사를 한다는데, 다음 번 면도날을 사야 할 즈음해서는 또 다른 상표의 면도기 증정 행사가 나오니 면도기를 또다시 얻게 된다. 결국 수납장 한편에는 쓰지 않은 빈 면도기만 즐비하게 쌓인다.

싼 생활용품만 이런 것이 아니다. 핸드폰은 1~2년 쓰면 바꿔야 하는 소비재가 됐고, 제조사는 알파벳과 1, 2, 3등 숫자에 속도경쟁까지 더해 상품을 계속 변화시킨다. 자동차도 수시로 신규모델을 내놓고 기존모델에는 프리미엄이니 디럭스니 하는 수사를 붙여 이제는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차가 출시되고 있다. 심지어는 아파트도 브랜드명의 경쟁을 넘어 유행처럼 3베이, 4.5베이 등 관심 없는 사람은 잘 알지도 못하는 공간배치 디자인을 내놓고 경쟁하고 있다.


사람들의 원초적인 욕구가 충족되고 경제가 성숙되면서 한계시장을 놓고 벌이는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나아가서는 생산의 주체들이 제품 또는 서비스의 차별화를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첨단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경쟁의 환경을 더욱 긴박하고 각박하게 만들고 있다. 경쟁이라는 표현이 현실을 반영하기에는 목가적으로 느껴질 지경이며 오히려 전쟁터라고 칭하는 것이 피부에 더 와 닿는다.

소비자 집단은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현명하게 선택해야 하는 골치 아픈 측면도 있지만 효율성을 강제하는 시장경제의 기제로부터 생활의 편의성과 풍요로움을 얻게 된다. 그 이면에는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 우리가 신문에서 자주 접하는 경쟁의 승자가 있다.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패자도 있다. 경쟁에서 낙오된 산업과 기업, 또 여기에 고용된 사람들이다. 이들이 새로운 출구를 찾지 못하게 되면 생산-소비의 선순환과정에서 배제되며 정상적인 삶이 어려워진다.


개인의 존엄성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빌리지 않더라도 두 가지 점에서 경쟁에서 처진 사람들에 대한 각별한 배려가 필요하다. 막연한 기업체가 아니라 우리가 매일 다니는 골목길의 아저씨, 아줌마 상점을 생각해보자. 이들의 실패는 나의 또는 우리의 실패가 될 수도 있다. 잠재적으로는 우리 모두가 경쟁의 낙오자일 수 있다는 입장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시장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패자에게 부활의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제 민주화를 주장하는 것이 시장경제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경제가 확대 재생산될 수 있도록 보완하는 것이다.


문제는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들이 시장 기제의 작동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흐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이라는 기능은 시장에 맡기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은 공공이 개입하는 형태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현상에 대한 책임을 시장경제에 돌리고 각종 규제로 시장의 효율적인 작동을 옥죄는 움직임이 보이는데 이럴 경우 효율성과 공정성을 모두 잃게 될 수 있으므로 우려가 크다.


소소한 얘기를 시작으로 경쟁의 치열함을 논하다 보니 경쟁의 장점은 살리되 그 부작용에 대해서는 별도의 배려가 필요하지 않는가 하는 소소하지 않은 결론을 맺어 본다. 해결의 방법론으로 시장이 잘하는 것은 시장에 맡기고, 따뜻한 심장이 있는 사람이 잘하는 것은 사람에게 맡기자는 제안을 해본다.




김흥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2.1211:20
    양천구 33평 24억 아파트 21억까지 떨어져…매물 풀리고 호가 하락
    양천구 33평 24억 아파트 21억까지 떨어져…매물 풀리고 호가 하락

    "인근 신축 아파트 33평(전용면적 84㎡)이 전에는 24억원에 호가가 형성됐어요. 그런데 양도세 중과 발표가 나오고 21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왔고 이젠 21억원에라도 팔겠다고 하네요."(서울 양천구 신정동 A공인)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방침이 확정된 이후 시장에선 체감할 만큼 다주택자 매물이 풀리고 있다. 수억원씩 호가를 낮춰 내놓거나 세입자가 있어 당장 정리하기 어려운 경우엔 위로금 명목의 웃돈을 주고 매각하

  • 26.02.1211:00
    2월 주택사업자 경기 전망 대폭 개선…"수도권 중심 가격 상승 기대"
    2월 주택사업자 경기 전망 대폭 개선…"수도권 중심 가격 상승 기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주택 매매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주택사업자들의 경기 전망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15.3포인트 상승한 95.8로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수도권의 경우 11.9포인트 올라 107.3으로, 비수도권은 16.0포인트 상승한 93.3으로 전망됐다. 해당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주택사업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 26.02.1107:00
    "국가가 부동산 개발 판 깔았다"…1·29 대책에 업계 '새 사업 검토'
    "국가가 부동산 개발 판 깔았다"…1·29 대책에 업계 '새 사업 검토'

    정부의 1·29 도심 주택공급 대책에 부동산개발업계가 새 사업 검토로 들썩이고 있다. 정부가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공공 유휴부지 10여곳과 노후청사 34개소 위치 및 착공 일정을 공개하자 인근 민간 유휴부지까지 개발 동력이 생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해까지 악성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에 묶여 있던 업계가 올해를 기점으로 규모 검토와 사업성 분석에 나서고 있다는 게 현장 분위기다. "규모 검토 이미 시작…PF사태

  • 26.02.0713:56
    다음 주 3492가구 공급 예정…1분기 서울 분양 2002년 이후 최다
    다음 주 3492가구 공급 예정…1분기 서울 분양 2002년 이후 최다

    다음 주에는 전국 2개 단지서 총 3492가구가 공급된다. 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월 둘째 주에는 전국 2개 단지 총 3492가구(일반분양 901가구)가 공급된다. 이는 전주 1194가구와 비교할 때 2298가구 늘어난 수치다. 단지별로 인천 남동구 간석동 '포레나더샵인천시청역'과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e편한세상센텀하이베뉴'에서 청약을 진행한다. 포레나더샵인천시청역은 지하 4층에서 지상 최고 35층, 총 24개동, 전용면적 39∼84

  • 26.01.2411:40
    다음 주 줄어든 물량…전국 3개 단지서 184가구 분양
    다음 주 줄어든 물량…전국 3개 단지서 184가구 분양

    1월 넷째주 분양 시장이 한산한 모습이다. 전국 3개 단지서 총 184가구가 분양에 돌입한다. 2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1월 넷째 주에는 전국 3개 단지 총 184가구(일반분양 156가구)가 공급된다. 이는 전주 3260가구와 비교할 때 3076가구 줄어든 수치다. 다음 주 제주 서귀포시 서홍동 '형남아파트6차', 경기 김포시 양촌읍 '여기가(장애인자립특화형공공임대)' 등에서 청약을 진행한다. 형남아파트6차는 지하 1층∼지상 최고 8층

  • 26.02.0307:05
    전문가 4인이 말하는 '의료 생태계의 대전환'[비대면진료의 미래⑥]
    전문가 4인이 말하는 '의료 생태계의 대전환'[비대면진료의 미래⑥]

    편집자주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긴 줄을 서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 의사를 만나는 시대. 비대면진료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 갈등 시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 연말 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격오지와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편리함과 함께 약 배송 금지에 따른 이용 한계, 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이 공존하고 있고, 의료계와 플랫폼업계, 환자단체 사이의 시각차 또한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산업의 패

  • 26.02.0307:04
    벼랑 끝에 선 '닥터나우 방지법'…플랫폼 규제 해법은?
    벼랑 끝에 선 '닥터나우 방지법'…플랫폼 규제 해법은?

    편집자주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긴 줄을 서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 의사를 만나는 시대. 비대면진료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 갈등 시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 연말 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격오지와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편리함과 함께 약 배송 금지에 따른 이용 한계, 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이 공존하고 있고, 의료계와 플랫폼업계, 환자단체 사이의 시각차 또한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산업의 패

  • 26.02.0307:03
    탈모·여드름 치료제만 급증…'처방전 자판기' 막으려면
    탈모·여드름 치료제만 급증…'처방전 자판기' 막으려면

    편집자주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긴 줄을 서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 의사를 만나는 시대. 비대면진료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 갈등 시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 연말 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격오지와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편리함과 함께 약 배송 금지에 따른 이용 한계, 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이 공존하고 있고, 의료계와 플랫폼업계, 환자단체 사이의 시각차 또한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산업의 패

  • 26.02.0307:02
    "집에서 진료받고 약 배송은 불가?"…'반쪽짜리' 제도
    "집에서 진료받고 약 배송은 불가?"…'반쪽짜리' 제도

    편집자주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긴 줄을 서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 의사를 만나는 시대. 비대면진료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 갈등 시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 연말 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격오지와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편리함과 함께 약 배송 금지에 따른 이용 한계, 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이 공존하고 있고, 의료계와 플랫폼업계, 환자단체 사이의 시각차 또한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산업의 패

  • 26.02.0307:01
    "환자 편의 높이되 더 안전하게"…하위법령 논의 착수
    "환자 편의 높이되 더 안전하게"…하위법령 논의 착수

    편집자주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긴 줄을 서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 의사를 만나는 시대. 비대면진료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 갈등 시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 연말 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격오지와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편리함과 함께 약 배송 금지에 따른 이용 한계, 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이 공존하고 있고, 의료계와 플랫폼업계, 환자단체 사이의 시각차 또한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산업의 패

  • 26.02.0511:23
    박원석 "전한길, 이석기보다 훨씬 더 위험"
    박원석 "전한길, 이석기보다 훨씬 더 위험"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박원석 전 국회의원(2월4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박원석 전 의원과 함께 여러 가지 이슈들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원석 : 네, 안녕하십니까. 소종섭 : 오늘 장

  • 26.02.0314:25
    장성철 "한동훈의 알파와 오메가는 배지"
    장성철 "한동훈의 알파와 오메가는 배지"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2월 2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과 함께 여러 가지 이슈들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정치, 지난주 토요일부터 오늘 오전까지 9개를 올렸습니다.

  • 26.01.2907:47
    정청래 비판한 김민석, 치열한 두 사람의 '장군멍군'
    정청래 비판한 김민석, 치열한 두 사람의 '장군멍군'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군멍군'을 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올 8월 전당대회를 향한 움직임이다. '8월 전대'는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를 넘어 여권의 권력 지형을 가르는 의미가 있다. 정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그의 정치적 힘은 지금보다 더 커진다. 여권 내 위상이 올라가는 것도 당연하다. 2028년 국회의원 선거의 공천권을 쥐기 때문이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대표가 된다면

  • 26.01.2811:24
    이언주 "합당은 선거에 악재, 정 대표 행동 용서받기 어려워"
    이언주 "합당은 선거에 악재, 정 대표 행동 용서받기 어려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 긴장감이 높아가는 흐름이다. '명청대전'이라는 말이 나오더니 최근에는 최고위원회에서 직접 언쟁을 주고받았다. 일부 최고위원들이 회의에 불참하는 일도 벌어졌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세력 격돌이 서서히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그 한가운데 있다. 최근 이 수석최고위원과 두 차례 인터뷰했다. 지난 21일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해 1시간 인터뷰했고, 27일엔 전화

  • 26.01.2611:31
    윤희석 "오세훈 프레임 바꿔야", 서용주 "정원오 재료 좋아"
    윤희석 "오세훈 프레임 바꿔야", 서용주 "정원오 재료 좋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서용주 맥정치사회연구소장,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22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님과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 두 분 모시고 최근 여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