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없이 생보사 지분인수 부담…주가 급락·투자의견 하향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미래에셋증권이 미래에셋생명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시너지를 강화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증권업계는 지분 취득을 통한 시너지 강화보다 향후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우려가 크다며 투자의견 '하향'에 나섰다.
16일 코스피시장에서 미래에셋증권은 오전 9시45분 현재 전날보다 4200원(8.49%) 내린 4만5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증권 2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이란 전망에 우상향을 그리던 주가는 이날 급락세로 전환했다. 지분 취득으로 인한 영업 시너지 강화보다 미래에셋생명의 경영 실적에 따른 부담을 떠안게 됐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캐피탈이 보유중인 미래에셋생명 지분 27.42%를 3202억원에 매입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이 결정되면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생명의 최대주주가 된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자산관리 비즈니스의 시너지 강화를 위해 지분을 취득할 필요는 없다"라며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미래에셋생명의 경영실적에 따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지분 인수 영향은 중립적"이라고 판단했다.
미래에셋생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미래에셋증권 ROE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돼 ROE 개선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견해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생명의 주력 상품이 연금보험이라는 점에서 수익성 제고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Market Perform)'로 하향 조정했다.
증권업계는 이번 결정이 긍정적인 측면으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미래에셋생명의 상장이 전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생보업계 업황에 먹구름이 끼면서 미래에셋생명의 기업공개(IPO)는 계속 연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008년 상장 계획을 처음 밝혔지만 금융위기·실적 부진 등의 이유로 상장이 연기돼왔다. 최근 동부생명이 상장을 철회한 데다 생명보험사 주가도 하락세를 그리고 있어 미래에셋생명 IPO도 내년에야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 측은 "아직 IPO는 고려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생명 지분 취득 목적은 수익원 다변화와 성장성이 큰 연금영업에서의 시너지 창출"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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