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보다 기존 사업 시너지 효과 극대화 나서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예상했던 스마트폰 역성장은 현실화 됐다. 하지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5대 신수종 사업은 실종된 상황이다. 미래먹거리인 신수종 사업이 부진을 거듭하면서 삼성전자와 계열사들은 또 다른 먹거리를 찾아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그룹은 2012년 태양광, 자동차용 2차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 사업을 발표했다. 그룹 내 삼성전자 의존도를 줄이고 급성장하는 스마트폰 시장 이후를 내다본 고민이었다.
하지만 10일 현재 5대 신수종 사업은 지금까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태양광 사업은 중국 기업을 중심으로 한 공급과잉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하던 태양광 사업은 삼성SDI가 진행 중이다.
LED 역시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는 일본 LED 시장에서 철수했다. TV용 백라이트유닛으로 사용되던 LED가 조명에 사용되며 실적 상승이 기대되지만 비싼 가격 탓에 더디다.
바이오 사업의 경우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실적도 위탁 생산에 불과하다. 투자도 계속 진행중이다. 인천 송도에 짓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2 공장이 완공되고 생산을 시작하는 시점은 2016년이다. 당분간은 적자를 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의료기기 역시 삼성전자의 영상기술을 접목해 진단기기를 만들고 있지만 세계 시장의 벽을 뚫는 데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초음파 진단기 사업을 위해 인수합병한 삼성메디슨은 지난 1분기 6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자동차용 2차전지 사업도 상황은 좋지 않다. 삼성SDI는 보쉬와 합작해 만든 SB리모티브를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손실을 냈다. 삼성SDI는 제일모직 화학 부문과 합병을 통해 차세대 소재 개발에 나섰다. 신소재와 2차전지 사업의 시너지가 본격화 되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처럼 5대 신수종 사업 전부가 어려움을 겪거나 장기 투자의 길로 들어서며 삼성전자와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전 계열사에 걸쳐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들어선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삼성전자의 경우 기존 사업의 프리미엄화에 주력하고 있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메모리 위주의 사업에서 메모리 응용 솔루션 사업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IT모바일(IM) 부문의 경우 스마트폰, 태블릿PC 시장의 정체를 웨어러블 시장으로 옮기는데 주력하고 있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차세대TV와 프리미엄 생활가전을 중심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 중국 업체와의 직접 경쟁을 피하고 있다.
3개 부문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도 위기 해결책 중 하나다. 스마트홈 사업의 경우 각 부문별 경쟁 대신 협력을 통해 표준화와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시장(B2C)위주의 세트 사업을 기업시장(B2B)으로 확대하기 위해 지난 6월 각 사업부문의 B2B 영업 조직을 전사 조직인 글로벌B2B 센터로 이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 2012년 수립한 5대 신수종 사업의 성과가 더디거나 미진하다"며 "5대 신수종 사업 이외에 새로운 캐시카우를 고민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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