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박건웅 화백, '짐승의 시간'‥"김근태 정신을 만나다"

시계아이콘01분 3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고 김근태는 세상을 떠난 지 2년만인 지난 5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민주화운동청년연합을 결성, 민주화에 앞장섰던 김근태는 1985년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 끌려가 모진 고문과 거짓 자백을 강요받았다. 물고문, 전기고문 등은 물론 심리적 고문을 받고 22일동안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짐승같은 시간을 보냈다.


당시 재판부는 조작된 자백을 근거로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이후 김근태는 201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했다. 그런 김근태의 시간이 '짐승의 시간'(도서출판 보리 출간)이라는 만화로 되살아났다. 지난해 아시아경제신문 연재소설 '짐승들의 사생활'에서 삽화를 담당하기도 했던 박건웅 화백의 역작이다. 이 작품은 550쪽으로 인간 김근태의 면모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러면서도 고문기술자들이 우리가 길거리에서 마주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면서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아버지일 수 있다는, 참단한 현실도 가감없이 보여준다. 특히 판화기법의 표현은 우리를 1980년대 어둡고 암담했던 시절로 되돌아게 한다.

박건웅 화백, '짐승의 시간'‥"김근태 정신을 만나다" 만화 '짐승의 시간' 중 일부
AD

박건웅 화백, '짐승의 시간'‥"김근태 정신을 만나다" 만화 '짐승의 시간' 중 일부


박 화백은 "평범한 사람들이 제도나 틀 안에 갇혀 행동할 때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는 지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들이 직업적으로 고문을 가하며 갖는 마음상태까지 표현하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김근태는 출옥 이후에도 정부기관이 가하는 고문, 즉 국가 폭력이 일어나지 않도록 온 힘을 바쳤다. 지금도 민간인 사찰과 간첩 조작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고문'이 사라진데는 김근태의 노력이 크다. 그는 오랫동안 고문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해마다 9월이면 몸살을 앓았고 치아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갔다가 고문 기억 때문에 되돌아온 적도 많았다. 생을 마감하기 전, 고문 후유증을 얻은 파킨슨병에 시달렸다.


박 화백은 "김근태는 우리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실천자이며 우리가 지금 일상을 누릴 수 있는 것은 김근태같은 이들의 헌신과 노력 덕분"이라며 "현실을 외면해 버리는 우리의 무관심과 싸워야한다는 김근태의 말을 잊지 않게 위해 만화를 그렸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지난해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기획한 해외진출 기획원고 지원사업에 선정돼 유럽 출판시장에도 이미 선보였다. 당시 부아뜨, 아 뷜, 데 흥 덩 로, 아그륌 등 유럽 출판사 7곳에서 관심을 보였다. 해외지원사업 선정작품 중 러브콜이 가장 많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유럽 출판사들은 작품을 살펴보고는 "(박건웅 화백이) 만화로 표현해낸 그림과 연출이 매우 뛰어나다"고 극찬한 바 있다. 고문이라는 보편적인 주제와 박 화백의 작품성이 인정받은 셈이다.


박 화백은 노근리 학살, 제주 4.3항쟁, 비전향 장기수 등 다소 묵직한 주제를 밀도 있게 다뤄온 작가다. 각 작품마다 여러가지 기법을 활용해 어려운 주제와 역사의식을 표현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2003년 대한민국만화대상 신인상, 2010년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 화백은 "이 만화를 보며 독자들은 우리가 공기처럼 느끼고 있는 민주주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질까 궁금하다"며 "인간 김근태, 민주주의 김근태가 우리에게서 잊혀지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짐승의 시간을 살고 있는지 다시금 돌아볼 때"라고 덧붙였다.


한편 함세웅 신부는 "민주주의자 김근태는 자신의 몸을 바쳐 우리에게 김근태 정신을 남겼다"며 "김근태 정신은 우리 사회 공동체의 인간성을 회복하고 평등을 이룩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2.0307:05
    전문가 4인이 말하는 '의료 생태계의 대전환'[비대면진료의 미래⑥]
    전문가 4인이 말하는 '의료 생태계의 대전환'[비대면진료의 미래⑥]

    편집자주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긴 줄을 서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 의사를 만나는 시대. 비대면진료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 갈등 시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 연말 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격오지와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편리함과 함께 약 배송 금지에 따른 이용 한계, 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이 공존하고 있고, 의료계와 플랫폼업계, 환자단체 사이의 시각차 또한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산업의 패

  • 26.02.0307:04
    벼랑 끝에 선 '닥터나우 방지법'…플랫폼 규제 해법은?
    벼랑 끝에 선 '닥터나우 방지법'…플랫폼 규제 해법은?

    편집자주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긴 줄을 서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 의사를 만나는 시대. 비대면진료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 갈등 시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 연말 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격오지와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편리함과 함께 약 배송 금지에 따른 이용 한계, 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이 공존하고 있고, 의료계와 플랫폼업계, 환자단체 사이의 시각차 또한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산업의 패

  • 26.02.0307:03
    탈모·여드름 치료제만 급증…'처방전 자판기' 막으려면
    탈모·여드름 치료제만 급증…'처방전 자판기' 막으려면

    편집자주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긴 줄을 서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 의사를 만나는 시대. 비대면진료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 갈등 시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 연말 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격오지와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편리함과 함께 약 배송 금지에 따른 이용 한계, 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이 공존하고 있고, 의료계와 플랫폼업계, 환자단체 사이의 시각차 또한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산업의 패

  • 26.02.0307:02
    "집에서 진료받고 약 배송은 불가?"…'반쪽짜리' 제도
    "집에서 진료받고 약 배송은 불가?"…'반쪽짜리' 제도

    편집자주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긴 줄을 서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 의사를 만나는 시대. 비대면진료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 갈등 시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 연말 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격오지와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편리함과 함께 약 배송 금지에 따른 이용 한계, 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이 공존하고 있고, 의료계와 플랫폼업계, 환자단체 사이의 시각차 또한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산업의 패

  • 26.02.0307:01
    "환자 편의 높이되 더 안전하게"…하위법령 논의 착수
    "환자 편의 높이되 더 안전하게"…하위법령 논의 착수

    편집자주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긴 줄을 서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 의사를 만나는 시대. 비대면진료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 갈등 시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 연말 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격오지와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편리함과 함께 약 배송 금지에 따른 이용 한계, 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이 공존하고 있고, 의료계와 플랫폼업계, 환자단체 사이의 시각차 또한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산업의 패

  • 26.02.0511:23
    박원석 "전한길, 이석기보다 훨씬 더 위험"
    박원석 "전한길, 이석기보다 훨씬 더 위험"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박원석 전 국회의원(2월4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박원석 전 의원과 함께 여러 가지 이슈들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원석 : 네, 안녕하십니까. 소종섭 : 오늘 장

  • 26.02.0314:25
    장성철 "한동훈의 알파와 오메가는 배지"
    장성철 "한동훈의 알파와 오메가는 배지"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2월 2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과 함께 여러 가지 이슈들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정치, 지난주 토요일부터 오늘 오전까지 9개를 올렸습니다.

  • 26.01.2907:47
    정청래 비판한 김민석, 치열한 두 사람의 '장군멍군'
    정청래 비판한 김민석, 치열한 두 사람의 '장군멍군'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군멍군'을 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올 8월 전당대회를 향한 움직임이다. '8월 전대'는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를 넘어 여권의 권력 지형을 가르는 의미가 있다. 정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그의 정치적 힘은 지금보다 더 커진다. 여권 내 위상이 올라가는 것도 당연하다. 2028년 국회의원 선거의 공천권을 쥐기 때문이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대표가 된다면

  • 26.01.2811:24
    이언주 "합당은 선거에 악재, 정 대표 행동 용서받기 어려워"
    이언주 "합당은 선거에 악재, 정 대표 행동 용서받기 어려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 긴장감이 높아가는 흐름이다. '명청대전'이라는 말이 나오더니 최근에는 최고위원회에서 직접 언쟁을 주고받았다. 일부 최고위원들이 회의에 불참하는 일도 벌어졌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세력 격돌이 서서히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그 한가운데 있다. 최근 이 수석최고위원과 두 차례 인터뷰했다. 지난 21일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해 1시간 인터뷰했고, 27일엔 전화

  • 26.01.2611:31
    윤희석 "오세훈 프레임 바꿔야", 서용주 "정원오 재료 좋아"
    윤희석 "오세훈 프레임 바꿔야", 서용주 "정원오 재료 좋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서용주 맥정치사회연구소장,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22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님과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 두 분 모시고 최근 여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