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은석 기자] 새누리당 차기 당권 주자 9명이 8일 오후 첫 합동 TV토론회에서 만났지만 후보들은 각자 선거 전략으로 내세운 이미지 관리에 주력하며 상호 공방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연일 신경전을 벌이던 서청원·김무성 의원의 경우 1대1 지명토론에서 단 한 차례도 상대 후보를 지목하지 않으며 맞대결을 피했다. 서·김 두 의원은 현안에 대한 오(O)·엑스(X) 질문에서도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친박이다'라는 질문에 서.김 의원 모두 O를 선택했다. X를 택한 의원은 홍문종·김태호 의원 뿐이었다. 대표적 친박근혜계로 꼽히는 홍 의원은 X를 택한 이유에 대해 "이제는 모두 친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7·30 재·보궐선거 공천과 관련, '문제가 있다'는 질문에도 서·김 의원은 모두 X를 택하며 '문제 없다'고 답했다. 김무성 의원은 이유를 묻자 "공천이 끝나지 않았고 현재까지는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후보를 공천하고 있어서"라고 설명했다.
'문제 있다'고 답한 의원은 이인제·홍문종·김영우·김태호·김상민 의원과 박창달 전 의원이었는데 김영우 의원은 "여도 야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뒤 "출마를 원하는 분들은 배제하고 안하겠다는 후보는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출마시키겠다고 하는데 (당 지도부의 공천작업은) 삼고초려가 아니라 급한 나머지 돌려막기하는 잘못된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홍원 국무총리 유임 결정에 대해서는 온도차가 있었다. 서청원 의원은 '중립'을 택했지만 김무성 의원은 '잘못된 결정'이라는 X팻말을 택했다. 홍문종·김을동 의원과 박창달 전 의원은 '잘한 결정'이란 입장을 밝혔는데 홍 의원은 이유를 묻자 "문창극 총리 후보자 사퇴 상황에서 택한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상민 의원은 "국민은 정 총리를 유임하지 않았다"며 "당심으로 민심을 이기려 하기 때문에 새누리당이 국민에게 외면 받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근혜정부 인사파동과 관련,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책임론을 두고는 입장이 갈렸다. 서청원 의원은 사퇴를 반대했지만 김무성 의원은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인제·김을동 의원도 '사퇴 반대' 입장을 밝혔는데 이인제 의원은 "비서실장도 비서다. 독자적 권한이 있는 게 아니다"라는 이유를 들었다.
여당이 추진하는 국회 선진화법 손질 움직임에 대해선 서.김 의원 모두 '손질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을동·김상민 의원만이 개정에 반대했다. 김을동 의원은 "부작용이 있지만 검증단계에 있는 만큼 당장 폐기는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6·4 지방선거 이후 새누리당에서 나온 교육감 직선제 폐지 움직임에 대해서도 서·김 의원 모두 O팻말을 들었다. 폐지 반대를 답한 후보는 김영우·김태호 의원 뿐이었다. 김태호 의원은 "제도의 허점이 많이 있지만 제도 정착을 위해 진보적 가치도 수용하면서 변화해야만 살아있는 보수"라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방문 성과에 대해선 김영우 의원을 제외한 모든 후보들이 '얻은 게 많다'고 답했다. 유일하게 '내준 게 많다'고 답한 김영우 의원은 "지금 한국, 미국, 중국, 일본 간 굉장히 중요한 현안이 많은데 상당부분 비공개를 해야 할 회담 내용을 시진핑 주석이 공개하며 우리가 일본에 쓸 카드가 없어졌다"고 지적한 뒤 "회담 관리를 잘못한 것으로 중국은 얻은 게 많은 반면 우리는 잃은 게 많다"고 비판했다.
경선 도중 다른 후보와의 '합종 연횡'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김무성·홍문종·김을동 의원이 O팻말을 들었고 서청원 의원은 중립, 나머지 의원들은 X팻말을 들었다. 김무성 의원은 "전당대회 룰이 1인2표로 뜻이 맞는 후보들 간 협조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말했고 중립을 택한 서청원 의원은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꼭 해야할 필요는 없어서"라고 설명했다.
서청원 의원은 "오랜 정치경륜과 경험을 통해 정치를 복원하겠다"고 했고 김무성 의원은 "곧 있을 재보선과 20대 총선, 2017년 대선에서 과연 누가 당의 얼굴이어야 하는지가 이번 전당대회의 핵심"이라고 홍보했다. 이인제 의원은 "정책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했고 홍문종 의원은 "용광로 리더십으로 (당을) 하나로 엮겠다"고 말했고, 김영우 의원은 "서민의 아들인 제가 지도부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변화의 출발"이란 메시지를, 김태호 의원은 "낡은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을 주장했다.
김을동 의원은 "보수이념에 가장 적합한 후보"란 점을 강조했고, 김상민 의원은 "청년 최고위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토론 내내 역설했다. 원외 인사인 박창달 전 의원은 '보수층 재결집'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다.
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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