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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삼성 어닝쇼크, '갤럭시 이후'를 묻는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0초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7조2000억원에 그쳤다. 예상치를 크게 밑돈 어닝 쇼크(실적부진 충격)다. 전 분기 대비 15.2%, 전년 동기 대비 24.5% 감소했다. 갤럭시S2를 만들어 팔던 2년전 실적으로 되돌아갔다.


핵심 원인은 영업이익의 70%를 차지하는 스마트폰의 판매 부진이다. 지난 4월에 내놓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는 미국ㆍ유럽 시장에서 기대한 만큼 팔리지 않았다. 중저가폰과 구형 모델은 화웨이ㆍ샤오미ㆍ레노버ㆍZTEㆍ쿨패드 등 '차이나 5인방'과의 경쟁에서 고전했다. 특히 '중국의 애플'로 불리는 샤오미의 추격이 매섭다. 아직까진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인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이지만 샤오미가 어느새 애플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샤오미는 앞으로 애플보다 같은 안드로이드 기반인 삼성전자와 더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로 신규 수요가 한계에 다다랐다. 아직 성장세인 신흥시장에선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현지 업체에 밀린다.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문제다. 스마트폰 시장이 한계에 봉착하리란 경고는 오래 전부터 있었다. 이를 아는 삼성전자도 '갤럭시 이후'를 찾겠다며 손목시계형 착용 가능한(웨어러블) 기기와 심장 박동센서를 탑재한 헬스케어용 기기 등을 선보였지만 만족할 만한 수요를 창출하지 못했다. 삼성으로선 이건희 회장의 와병에 따른 지배구조 변화와 함께 반도체ㆍ스마트폰을 넘어서는 미래형 신사업에로의 개편을 서둘러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됐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은 삼성그룹만의 일이 아니다. 삼성전자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당장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중소 하청업체가 영향을 받을 것이다. 특정 대기업의 실적에 증시가 출렁이고 성장률이 영향을 받는다면 국가경제가 균형 있는 발전을 하기 어렵다.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경제에는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등 특정 대기업의 호실적에 가려진 그늘이 짙어졌다. 수출 중심 특정 대기업은 잘 나가는 반면 내수 중심 중소기업과 자영업은 어려워지는 양극화가 심화됐다. 최경환 경제팀이 가동되면 대기업 의존도를 낮추는 일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 기업이나 국가나 한 분야로 지나치게 쏠리면 지속 가능성이 약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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