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4'가 중국에서 흥행에 성공한 것은 중국 내 산업구도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경제 전문 채널 CNBC는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중국에서 개봉한 '트랜스포머4'의 흥행 질주가 중국 경제와 주식시장 투자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랜스포머4'의 흥행 성적이야말로 건설ㆍ부동산ㆍ중공업 등 기존의 중국 경제를 이끌어온 분야 말고 소비가 중국 투자의 핵심 테마로 떠올랐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그도 그럴 것이 '트랜스포머4'의 중국 내 개봉 주말 흥행 성적은 9600만달러(약 969억3120만원)에 이른다. 세계 흥행 성적 3억100만달러의 30% 이상이 중국 관객들 주머니에서 나왔다는 말이다. 지난 주말까지의 성과는 중국이 미국을 초과했을 정도다. 글로벌 전체 수입 5억7560만달러 중 중국에서 벌어들인 금액이 2억1200만달러에 달했지만 미국에서는 1억7500만달러에 그치고 있다.
이런 성적은 대중의 소비지출이 자산시장 부진에 대한 충격 완충제 역을 감당할 수 있다는 상징적 사례다.
지금까지 중국 경제를 주도해온 것은 개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경제의 15%가 부동산 시장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와 연관된 산업 분야는 40개가 넘는다.
중국에서 부동산 경기가 꺾일 경우 소비위축과 경기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중국 안팎의 전문가들은 중국 부동산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모건스탠리의 조너선 가너 투자전략가는 "급성장 중인 중국의 소비재ㆍ서비스 분야가 자산시장의 불안 요인과 자본지출 감소를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 저자들은 이런 의미에서 지난 7년 사이 중국 내 '트랜스포머' 시리즈 흥행의 확대야말로 중국인들의 소비 여력이 커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판단했다.
2007년 중국에서 개봉된 '트랜스포머' 1편이 글로벌 흥행 성적 중 차지한 비중은 7%였다. 하지만 2009년 2편에서는 9%, 2011년 3편에서는 16%로 확대됐다.
물론 '트랜스포머'의 티켓 판매만 증가한 게 아니다. 중국의 영화시장도 커져 소비가 늘고 있다. 영화만이 아니다. 자동차, 항공권, 유통업, 요식업, 마카오의 도박 규모까지 중국의 소비 분야는 요즘 날로 확대되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경우 올해 1분기에만 28% 성장했다.
가너 투자전략가는 "자산시장의 부진에도 중국 가구 대다수의 소비가 두 자릿수 비율로 늘고 있다"며 "소비재ㆍ정보기술(IT)ㆍ보험ㆍ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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